[하반기 ICT 대격돌] "시장 점유율 높여라" 사활 건 한판승부

이통사, 9~10월 VoLTE 서비스
모바일 무료 인터넷전화와 맞붙어
갤럭시S3도 아이폰5 출시땐 빅매치


하반기 ICT(정보통신기술)시장에 전운이 감돌고 있다.

이동통신시장은 통신사간 치열한 LTE(롱텀에볼루션) 가입자 유치전과 더불어 이동통신업체가 카카오톡의 보이스톡등 이른바 '공짜 휴대폰전화'로 불리는 모바일 인터넷전화(m-VoIP)와도 맞붙는 복잡한 전선(戰線)이 펼쳐지고 있다. 모바일 메신저나 포털도 m-VoIP, 소셜네트워크 서비스(SNS)시장을 뺏기 위해 점유율 경쟁에 본격적으로 뛰어들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삼성전자의 전략폰 갤럭시S3가 당분간 주도권을 장악하겠지만 올 가을 애플의 아이폰5이 나올 경우 이후 사상최대의 결전을 치러야 될 것으로 보인다.

◇이통사-mVoIP 싸움 치열=이달초부터 시범서비스가 시작된 보이스톡은 이통사들에게 발등의 불이다.

사실상 공짜 통화가 휴대폰 이용자들의 이익과 부합되기 때문에 이통사 입장에서는 소비자 반발을 최소화하면서 그에 부응하는 서비스를 내놓는 게 관건이 됐다. 보이스톡은 일부 통화끊김, 울림현상 등을 제외하면 3G(세대)끼리나, 3G와 와이파이(무선랜), 와이파이간 통화에 큰 무리가 없다는 평가다.

SK텔레콤과 KT는 3G에서는 5만4,000원, LTE는 5만2,000원 요금제부터 보이스톡등 m-VoIP를 허용하고 있다. 그것도 무료 데이터 통화량을 모두 쓸 수 있는 것이 아니고 무료 데이터 통화량에 크게 못미치는 적은 수준의 m-VoIP 사용량으로 제한하고 있다.

이동통신사들은 하반기 현 수준의 m-VoIP 제한 정책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오히려 5만원대이상 비싼 요금제에 가입해야 보이스톡을 편하게 쓸 수 있다는 점에서 가입자당 매출액을 늘리기 위해 사용자들을 고가 요금제로 유도하는 전략에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결국 하반기에도 카카오톡 등 모바일 메신저 공급업체와 팽팽한 대립관계를 이어질 수 밖에 없다.

◇VoLTE, RCS 로 시장 탈환 나설 듯 =이동통신사들도 수비 입장에서만 서 있지는 않다. 이통사들은 음성과 데이터를 함께 묶어 서비스하는 음성LTE(Voice over LTE)를 9~10월께부터 본격화한다. 보이스톡의 전격적인 시범서비스 영향으로 서비스시기가 더 앞당겨질 수도 있다.

VoLTE는 음성·데이터 모두 단일한 통신망으로 제공해 음성통화를 하면서도 사진, 동영상을 주고 받는 등 멀티태스킹이 가능하다. 가입자 700만명을 앞둔 4G(4세대) LTE가 기반이다.

또 이통사가 직접 관리한다는 측면에서 유리하다. 보이스톡, 스카이프, 마이피플 등 m-VoIP가 이통사의 망을 이용해 통화품질을 보장받을 수 없다는 점에서 강력한 무기다. 가입한 이통사와 상관없이 통화가 가능해 가령 카카오톡 가입자끼리만 통화할 수 있는 보이스톡과 비교하면 편리성에서도 앞선다. SK텔레콤이 9월말께 상용화할 'HD보이스'는 고음질 음성코덱을 사용해 기존 3G보다 월등히 선명한 음성통화 서비스를 제공한다.

ICT조사기업인 로아컨설팅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모바일 메신저의 가치가 무료에 있는 데 반해 휴대폰의 가장 기본적 기능인 음성통화의 가치는 품질에 있다"며"이통사들이 4G VoLTE로 정면 승부를 벌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다만 요금은 사실상 무료에 가까운 m-VoIP 쪽이 유리해 이통사들의 저렴한 요금제 개발이 관건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통사들은 모바일 메신저를 아예 자체 서비스할 계획도 갖고 있다. 이통 3사는 공동으로 다음달초 차세대 통합커뮤니케이션서비스인 RCS(Rich commuication suite)를 내놓을 예정이다. 다만 유료서비스 가능성이 높아 이통사들은 카카오톡에 대한 대응책을 고민하고 있다.

◇포털·메신저 업체들도 킬러플랫폼으로 정면승부=포털·메신저 업체들도 하반기 세몰이에 나선다. 단순히 메신저에 그치지 않고 소셜네트워크(SNS)기능등을 묶어 글로벌 플랫폼으로 키우는 데 초점을 맞췄다.

NHN은 다음달초 모바일 메신저 '라인'에 SNS기능을 더해 막강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카카오톡의 SNS 카카오스토리와 맞붙기로 했다. 카카오스토리는 카카오톡 친구들과 사진이나 글을 공유하는 SNS애플리케이션으로 2,000만명 가입자를 보유하고 있다.

포털 시장도 하반기 가입자 쟁탈전이 불가피해졌다. KT 자회사가 운영하던 포털 파란이 서비스 종료돼 2,700만명 사용자의 향방이 업체들의 초유의 관심사가 됐기 때문이다.

현재 포털시장은 네이버가 73%를 차지하며 독주하고 있고 파란의 메일, 블로그를 인계 받은 다음이 20%를 갖고 있다. 다음 서비스를 떠나는 이용자들 수에 따라 업계 1위인 네이버의 힘이 더 강해질 수도, 2위인 다음이 치고 올라갈 수 도 있는 상황이다.

◇갤럭시S3-아이폰5 빅매치=이달 중순 열린 애플의 연계 세계개발자회의에서 기대했던 아이폰5는 나오지 않았다. 올해 최대 빅 매치로 예견됐던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대결이 하반기로 순연된 것이다.

갤럭시S3는 국내에서 이미 예약판매 완판 기록을 세웠다. 삼성은 하드웨어적 성능보다는 감성적 기능을 부각시키는 등 출시를 앞둔 아이폰5를 견제하는 모습이다.

갤럭시S3와 아이폰5의 대결이 하반기 성사된다면 국내에서는 대규모 기기변경 향방이 승부를 결정지을 것으로 예상된다. 구형 스마트폰을 갖고 있는 소비자들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 그만큼 갤럭시S나 아이폰3GS의 2년 의무약정이 끝났지만 기기변경을 하지 않고 대기하고 있는 수요가 늘고 있다. 갤럭시S3를 선택하느냐 아니면 9~10월 출시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있는 아이폰5를 가을까지 기다리느냐의 선택이 승패를 가를 전망이다.

갤럭시S3는 해외에서 1,000만대 이상 예약 선주문 판매량을 기록했으며 국내에서도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사실상 애플이 차세대 아이폰을 공개하기 전까지 독주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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