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페인산 와인 약진 눈에 띄네

한-EU FTA로 유럽산 수입 급증 속
프랑스산보다 가격경쟁력 커 인기
상반기 300만병으로 3배이상 ↑

신동와인 마스 라 플라나

롯데주류 벨라다 모스카토


스페인와인이 올 상반기 국내 와인시장에서 약진했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나라셀라, 신동와인, 롯데주류 등 주요 와인수입사들의 1~6월 판매량 순위에서 스페인 와인의 입지가 눈에 띄게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지난해 체결된 한-EU 자유무역협정(FTA)의 영향으로 스페인 와인 수입량이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한국무역협회에 따르면 올 1~5월 스페인와인 수입량은 300만병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70만병보다 무려 300% 넘게 늘어나 최대 증가율을 기록했다. 수입 금액도 370만달러로 27% 증가했다. 유독 스페인 와인이 EU FTA의 최대 수혜주가 된 이유는 국내 소비 불황기에 프랑스 와인에 비해 월등한 가격 경쟁력이 소비자들에 어필한 것으로 보인다. 같은 기간 프랑스 와인 수입량이 167만 9,000병으로 물량으로는 스페인의 절반 수준이지만 수입금액은 1,681만 5,000달러로 5배 이상 높은 수치가 스페인 와인의 가격경쟁력을 뒷받침해준다.

신동와인에서는 스페인을 대표하는 토레스 와이너리의 '그랑 코로나스'가 올 들어 새롭게 인기를 끌고 있다. 그랑 코로나스는 가격 대비 뛰어난 품질로 전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베스트셀링 와인으로 꼽히며 가격은 3만 9,000원대다. 그랑 코로나스는 올 상반기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가까이 판매가 늘어나 처음으로 신동와인의 상반기 판매량 순위 5위에 진입했다. 토레스의 대표 와인으로 꼽히는 '마스 라 플라나'는 1979년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와인 품평회에서 '샤또 라투르' 등 특급 와인을 제치고 1등을 차지한 와인으로, 국내에 소개된 스페인 와인 중 비교적 고가(8만 8,000원대)지만 인기를 끌며 판매량 기준 순위 10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화이트와인의 인기도 두드러졌다. 나라셀라에서는 '보이바 스위트 스파클링'의 올 상반기 판매량이 지난해 상반기보다 50% 정도 늘면서 지난해 상반기 판매 순위 9위에서 올해 5위로 뛰어올랐다. 보이바는 1만 2,000원대의 부담없는 가격과 부드러운 맛으로 와인 초보자들과 여성들에게 파티용 와인으로 인기다.

롯데주류에서는 올 2월 출시된 화이트와인 '벨라다 모스카토'가 판매량 기준 10위에 진입했다. 이 제품은 9,000원대 가격에 375㎖짜리 하프 와인으로'한 손에 들고 마시는 캐주얼 와인'이라는 콘셉트로 자리잡았다. 6월까지 약 4만병이 판매돼 목표치의 약 140%에 달하는 실적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스페인은 세계 3위의 와인 생산국이지만 그 동안 한국시장에서는 프랑스, 이탈리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았다. 그러나 풍부한 일조량에 힘입은 우수한 품질과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이 부각되면서 지난 2000년부터 수입량과 금액이 지속적으로 늘고 있다. 국내에서 인기를 끄는 와인들도 대부분 가격대가 5만원 이하다.

와인업계의 한 관계자는 "FTA 체결 이후 대형마트를 중심으로 가격 할인 행사가 진행되면서 스페인와인을 접할 기회가 많아지고 와인에 대한 지식수준이 높아져 새로운 와인을 찾는 소비자들이 늘어나면서 스페인 와인 수요를 이끌고 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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