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래에셋자산운용이 2년여 만에 펀드 운용 규모 국내 1위 자리를 탈환했다.
5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지난달 말 기준 펀드 설정액은 48조5,666억원으로 삼성자산운용(45조5,035억원)을 약 3조원 차로 제치고 운용규모 1위에 올라섰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이 운용규모 선두에 다시 오른 것은 2년 4개월여 만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지난 2012년까지만 해도 펀드 설정액이 40조원이 넘어 독보적인 선두였다. 하지만 2013년부터 설정액이 줄면서 삼성자산운용에 밀려났었다. 당시 미래에셋자산운용이 1위 자리를 내준 것은 주식형 펀드의 비중이 과도하게 높았기 때문. 실제 2010년 말 기준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 비율은 전체 주식형펀드 시장의 28%를 웃돌았다. 2008년 이후 서브프라임 사태와 글로벌 금융위기로 주식형 펀드에서 자금이 꾸준히 유출되면서 수탁액이 감소했다. 반면 삼성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 비중은 전체 주식형 펀드 시장의 10%가 채 안 됐고 오히려 재간접펀드를 비롯해 단기금융, 파생형 상품 등 다양한 금융상품에 골고루 분산 투자했었다. 자산운용업계 한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주식형 펀드에 투자자산이 집중돼 있었기 때문에 글로벌 증시 약세의 영향을 가장 많이 받았다"며 "국내외 주식형 펀드의 환매가 대규모로 일어나면서 전체 운용 규모도 작아졌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2013년 이후 주식형 펀드에 집중돼 있던 자산구조를 주식과 채권·대체투자·상장지수펀드(ETF) 등으로 다각화했고 운용 규모 증가로 이어졌다. 현재 미래에셋자산운용의 주식형 펀드 비중은 전체 주식형 펀드 시장에서 16%대로 줄었다. 여전히 다른 운용사에 비해서는 높은 수준이기는 하지만 재간접펀드와 채권, 부동산 투자 비중이 크게 늘어 주식형 펀드에 대한 의존도가 예전보다는 상당히 줄어들었다.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2010년 이후 투자를 다각화하면서 자산구조 균형이 이뤄진 것이 성과 개선의 주된 이유"라며 "주식형 펀드 역시 리서치 역량을 바탕으로 구조화하면서 수탁액이 조금씩 증가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