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논리 기승땐 회복불능 우려재계가 연쇄부도와 자금시장 경색, 정부의 대기업 규제책 양산, 기업인에 대한 대규모 세무조사 등으로 사면초가에 빠지면서 투자마인드가 급속히 위축되는 등 총체적 난기류에 휩싸이고 있다. 여기에 여야의 대권경쟁이 본격화되면서 경제논리가 정치논리에 밀려 실종되고, 행정공백과 민생법안 입법 표류 등이 장기화될 것으로 보여 재계가 회복불능의 상태로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는 우려가 확산되고 있다.
22일 재계에 따르면 중소기업은 물론 대기업들이 연쇄 부도로 쓰러지고 있는 가운데 다른 대기업들도 악성루머로 존립위기에 처하는 등 부도망령이 산업계를 얼어붙게 만들고 있다. 금융시장의 대출기피로 기업들의 자금난이 가중되고 해외신인도 저하로 대외차입금리도 가파르게 상승하고 있다. 삼성·현대·LG·대우 등 주요그룹들은 하반기 이후 계획했던 투자를 축소하거나 보류하는 등 보수적인 견실경영에 치중하고 있다.
외국금융기관들은 대기업의 부도러시로 한국기업에는 「코리아프리미엄」을 적용, 국제금리보다 0.1%이상 더 비싼 금리로 빌려주거나 이미 주기로 했던 무역신용마저 취소하는 현상이 잇달아 발생하고 있다.
재계는 연말 대선까지 정쟁이 격화될 가능성에 대해 더욱 우려하고 있다. 대권경쟁이 불을 뿜을 경우 경제논리가 실종되고 공약남발에 따른 부동산투기 재연, 행정공백 장기화 등 재계에 엄청난 악영향을 가져올 수 있기 때문이다.
손병두 전경련부회장은 『정부는 부도도미노현상을 조기에 차단하고 해외신인도 추락을 최소화하기위해 강력한 금융시장 안정화대책을 마련해야 한다』며 『기업에 대한 규제 위주의 정책보다 기업회생 대책과 구조조정을 촉진하기 위한 각종 행정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것이 시급하다』고 말했다.<이의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