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5일부터 2박3일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하는 조 바이든 미국 부통령과 만나 한국방공식별구역(KADIZ) 확대에 대해 논의한다.
김관진 국방부 장관이 이어도를 KADIZ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입장을 밝힌 가운데 정부는 KADIZ 확대 방안을 바이든 부통령의 방한 이후 최종 결정할 것으로 알려졌다. 김 장관은 이날 국회 국방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어도는 우리가 관할하는 수역이고 해양과학기지가 위치한 곳"이라며 "당연히 이어도는 KADIZ에 포함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마리 하프 미국 국무부 부대변인은 4일(현지시간) 워싱턴DC 외신기자클럽에서 회견을 갖고 "(KADIZ 확대에 대해) 좀 더 내용을 검토한 후 앞으로의 잠재적 방공식별구역 문제에 대한 미국의 입장을 정리할 것"이라고 밝혔다.
바이든 부통령은 6일 오전 박 대통령과의 접견과 오찬을 마친 후 정홍원 국무총리와 면담할 예정이며 연세대에서 대외정책에 관한 연설도 진행할 계획이다. 바이든 부통령은 7일 비무장지대(DMZ)를 방문한 뒤 귀국한다.
앞서 바이든 부통령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4일(현지시간) 베이징에서 만나 중국방공식별구역(CADIZ) 확대와 관련해 입장 차를 드러냈다. 이 자리에서는 장성택 북한 국방위원회 부위원장의 실각설과 북한 핵 문제도 집중 논의된 것으로 알려졌다.
블룸버그, 미 통신사 UPI 등 외신에 따르면 이날 바이든 부통령의 중국 방문 일정을 수행 중인 백악관의 한 고위 당국자는 베이징에서 브리핑을 갖고 "오늘 회담의 '상당한 시간이(substantial amount of time)' 북한 문제에 할애됐다"고 밝혔다. 장 부위원장의 실각설에 대해 미국과 중국이 정보를 교환하면서 앞으로의 한반도 상황에 미칠 영향 등을 논의한 것으로 전문가들은 해석하고 있다.
또 바이든 부통령과 시 주석은 최근 'P5+1(유엔 안전보장이사회 5개 상임이사국+독일)'과 이란 간 핵협상 잠정 합의를 거론하며 이를 북핵 문제 해결에 적용하는 방안에 대해서도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당국자는 "회담에서는 이란의 사례가 북한 문제에 시사하는 바에 대해서도 대화가 있었다"면서 "압박과 대화, 국제사회의 단합 등이 이란 핵 협상의 타결을 이끌어냈다는 인식 하에 이 같은 처방을 북핵 문제에 같이 적용할 수 있다는 뜻"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