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은 9일 브루나이 수도인 반다르스리브가완에서 이틀 일정으로 열린 아세안(ASEAN) 관련 정상회의에 참석, 주요 국가들과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타결을 구체화하는 등 세일즈 외교에 본격 나섰다.
박 대통령은 아세안 정상회의에 참석해 한ㆍ아세안 FTA를 업그레드해서 예외품목을 축소하자고 제안했고 회원국들은 합의했다. 또 박 대통령은 한 아세안 안보대화를 신설하자고 제안했고 내년에 열기로 회원국들은 동의했다. 박 대통령은 한ㆍ아세안 비즈니스협의체 신설을 제안했고 회원국들은 대부분 동의했기 때문에 이르면 내년에 1회 협의체가 열리게 된다.
박 대통령은 이날에만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력(TPP) 회원국인 브루나이ㆍ싱가포르ㆍ호주 및 미얀마 정상들과 차례로 릴레이 양자회담을 갖고 양국간 경협 활성화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 또 이와 별도로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는 아세안 10개국 정상들과 한ㆍ아세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확대ㆍ발전시키기 위한 협력 방안에 대해 논의했고 내년 한국에서 열리는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에 대한 아세안 국가들의 관심과 협조를 당부했다.
◇박 대통령, 한ㆍ아세안 새로운 정책비전 제시=박 대통령은 취임 이후 미국과 중국, 러시아 등 한반도 핵심 국가들과의 양자회담을 통해 정치ㆍ외교적 협력관계를 공고히 한 만큼 이번 아세안 국가들과의 회담에서는 FTA 및 자원ㆍ인프라 등 경제협력을 확고히 하는데 무게중심을 뒀다.
박 대통령은 이날 국제컨벤션센터(ICC)에 열린 아세안 정상회의에서 인사말을 통해 “올해 새 정부가 출범한 이후 저는 여러 아세안 국가 정상분들을 만나 뵈었다”면서 “앞으로 아세안 정상들과의 상호 방문이 자주 이뤄져서 정치, 외교, 경제, 문화 등 모든 면에서 폭 넓은 교류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주철기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아세안은 한국 경제의 핵심 파트너이자 태평양과 인도양을 잇는 전략적 요충지라는 점에서 아세안과의 경제협력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에서도 신뢰를 구축하는 것이 절실한 상황”이라며 “박 대통령은 한ㆍ아세안 정상회의에서 2010년 수립된 한ㆍ아세안 전략적 동반자 관계를 더욱 심화ㆍ발전시키겠다는 새 정부의 정책비전을 제시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중국, 일본 등 주요국의 동남아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고 있는 만큼 박 대통령은 우리나라의 전략적 공간을 확보하고 아세안을 대상으로 한 능동적 외교 강화의 기반을 구축하는데 주력했다.
박 대통령은 10일 개최되는 아세안+3 정상회의에서는 지난해 우리나라가 제안한 ‘제2차 동아시아비전그룹(EAVG Ⅱ)’보고서의 후속조치가 원활히 이뤄질 수 있도록 참가국의 협조를 요청하기로 했다. 이 보고서는 2020년까지 동아시아 경제공동체를 구축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아세안 개별국가와 FTA 급진전=박 대통령은 이날 국제컨벤션센터에서 하사날 볼키아 브루나이 국왕과 정상회담을 하고 양국간 우호협력 방안과 한반도 정세 등을 놓고 폭넓게 의견을 교환했다.
박 대통령은 이 자리에서 “한ㆍ아세안 대화관계 수립 25주년을 기념해 내년에 한국에서 한ㆍ아세안 특별정상회의가 개최된다”면서 “이에 대한 브루나이의 관심과 지원을 당부한다”고 요청했다.
또 박 대통령은 “브루나이가 추진하고 있는 국책사업인 교량 건설 프로젝트에 한국 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국왕의 협조와 관심을 당부한다”면서 “양국간 농업 및 수산 분야에 대한 양해각서(MOU)가 조속히 체결돼 양국간 농수산 분야 협력을 강화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은 브루나이가 아세안 의장국으로서 우리의 대북정책을 지지해준데 사의를 표하고 북한이 진정한 변화와 평화의 길로 나아갈 수 있도록 북한에 대해 일관되고 분명한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표명해줄 것을 요청했다. 이에 볼키아 국왕은 박 대통령의 평화촉진 노력을 지지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