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이 국회선진화법을 두고 이중적 자세를 보여 눈길을 끈다. 예산안 처리를 놓고 새정치민주연합에 국회선진화법을 지킬 것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법의 위헌성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새누리당의 국회선진화법에 대한 투 트랙은 19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도 엿보였다.
이인제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이날 회의에서 9년째 표류하는 북한 인권법을 언급하면서 국회선진화법의 위헌성을 언급했다.
이 최고위원은 “국회 선진화법 때문에 새누리당의 의지만 갖고 (북한인권법을) 본회의에 상정해 표결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이 문제를 정면으로 거론해서 국회 선진화법이 위헌이라고 하는 권한쟁의 심판 절차를 반드시 취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특히 최근 몇몇 변호사들이 국회 선진화법에 대해 헌법소원을 제기한 점을 들어 “당과 국회도 의지를 담아서 권한쟁의 심판을 통해 선진화법의 위헌성을 심판해달라는 노력을 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그러나 이어서 마이크를 잡은 김재원 새누리당 원내수석부대표는 국회선진화법을 바탕으로 야당을 압박하는 모습을 보였다.
김 원내수석부대표는 “지금까지 예산 심사과정에서 야당이 볼모로 잡고 정치적 이해관계를 거래하는 수단으로 악용해 와서 예산안 심사가 늘 늦어지고 밤 열두시 넘어서 의결되는 관행이 있었다”며 “관행을 끊어내기 위해 국회 선진화법 규정 두고 있는데 올해 첫해로 헌정사 쓴다는 각오로 11월 30일 자정까지 반드시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예산안을 처리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예산안 처리를 놓고서는 국회선진화법의 준수를 새정치연합에 주문하고 나선 것이다.
새누리당은 당분간 2015년도 예산안처리를 위해 국회선진화법의 적용을 주문하면서 동시에 선진화법의 위헌 소송을 준비하는 행보를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