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 시간 갑작스럽게 졸음에 빠지는 기면증 환자가 최근 3년 새 급격히 늘어난 것으로 확인됐다.
한림대학교의료원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자료를 분석해 2012년 한 해 동안 기면증으로 진료받은 사람은 모두 2,356명으로 전년도보다 29.7% 늘었다고 27일 밝혔다.
기면증 환자는 2008∼2010년에는 1,400명 안팎으로 큰 변동이 없다가 2011년 전년보다 25.2% 늘어나는 등 최근 3년 새 두드러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2012년 기준 성별로는 남성 환자가 63%로 더 많았고 연령별로는 20대, 10대, 30대 순으로 많았다.
주민경 한림대 성심병원 뇌신경센터 교수는 “기면증은 전 연령대에서 발생하지만, 주요 증상이 대개 10대 중·후반에 처음 나타나기 때문에 10∼20대 환자가 많다”며 “유병률은 0.002∼0.18%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기면증 환자의 증가세가 2009년 신종플루로 전 세계를 휩쓴 A/H1N1 인플루엔자 바이러스와 무관하지 않다는 견해도 나온다.
실제로 지난 2011년 세계보건기구는 H1N1 예방백신을 접종한 어린이와 청소년에게서 기면증으로 추정되는 증상이 나타났다는 보고가 12개 나라에서 접수됐다고 밝히기도 했다.
또 백신에 원인이 있다기보다는 A/H1N1 바이러스 자체가 기면증의 원인으로 알려진 하이포크레틴을 파괴할 가능성이 크다는 의견도 있다.
주 교수는 “우리나라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H1N1 바이러스가 새롭게 대두한 이후 기면증 환자가 늘었다”며 “아직 정확하게 밝혀진 바는 없지만, 올해 H1N1 바이러스가 유행한 만큼 앞으로 환자 추이를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주 교수는 이어 “스트레스를 줄이는 것도 기면증 치료에 도움이 된다”며 “희귀난치성 질환이지만 관리만 잘하면 정상 생활이 가능해 만성질환으로 봐도 무관하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