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로터리] 풍요로운 삶의 비결


인간은 누구나 풍요로운 삶을 원한다. 풍요로운 삶이란 무엇인가. 일반적으로는 소득이 소비보다 많은, 즉 나가는 돈에 비해 들어오는 돈이 많은 상황을 풍요의 시작으로 삼는다. 따라서 DNA 속에 '소비를 소득보다 항상 적게 가져가는 유전인자'를 심게 되면 누구나 부를 축적할 수 있다.

너무 간단하고 당연해 보이는 원칙이지만 그것이 생각만큼 쉽지 않다는 데 문제가 있다.

우리 동양에서는 오래 전부터 근검과 절약을 인간의 대표적 덕목으로 꼽아 왔다. 관상을 볼 때 코가 들려 있으면 재운(財運)이 없다고 판단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그 사람의 평소 태도와 관련 있는 것으로 보인다. 고개를 뒤로 젖히고 으스대는 태도를 지닌 사람들이 소비에 있어서도 과시적 성향을 가진 것으로 봤던 것이다. 이렇듯 관상을 통해서까지 개인의 소비성향을 분석하려고 한 동양적 사상을 통해 인간이 삶에서 소비라는 행위를 얼마나 중시했는지 짐작할 수 있다.

서양에서도 건전한 소비는 매우 중요한 덕목이었다. 막스 베버는 그의 저서 '프로테스탄트 윤리와 자본주의 정신'에서 기독교인들이 잘사는 비결, 나아가 기독교 국가들이 다른 나라에 비해 높은 생산성을 보이고 자본주의를 발전시킬 수 있었던 것이 모두 절제와 금욕의 소비행위를 통해 가능했다고 지적한다. 자신을 통제할 수 있는 금욕적 신앙생활과 근면한 노동이 자본축적을 가능하게 하고, 이것이 오늘날 자본주의 정신을 부흥시켜 '부(富)'를 축적하게 한 결정적 계기가 됐다는 것이다.

정당한 경제 활동을 통해 부를 획득하려는 개인적 헌신과 이를 통해서 얻어지는 소득을 향락에 사용하지 않는 금욕적인 태도가 적절하게 조화를 이루면서 근대 자본주의 정신을 실현했다는 것이 바로 베버가 이 책을 통해 전달하려는 요지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는 '자본주의=탐욕'이라는 등식하에 부를 죄악시하는 풍조가 팽배해 있다. 가진 자들의 돈에 대해서는 너무나 쉽게 '내놓고, 나누라'고 말한다. 누구나 부자가 되기를 원하면서도 근검과 절약을 생활화하기보다는 부를 나누는 것만이 유일한 '사회정의'이고 '선(善)'인 것처럼 생각한다. 이러한 현상을 극복하기 위해서는 사회 구성원 모두의 마음속에 나름대로 중대한 신념과 가치를 내재해 둬야 한다. 그렇지 못할 경우 우리 사회는 정체성에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물질적 풍요를 이루는 비결은 결국 절제하고 절약하는 소비행위와 근면하고 성실한 근로를 통해 소득을 늘리는 것이다. 이는 국가에 대해서도 똑같이 적용된다. 생산성은 높이지 않고 복지지출만 늘려서는 결코 풍요로운 사회가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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