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인 주 1회 한식 먹게 하겠다

이관훈 CJ㈜ 대표 "비비고 앞세워 식문화 한류 선도"
식품 부문 글로벌 비전 발표
2020년까지 해외 매출 8조 레스토랑 740개로 확대하고
'만두'를 공략 1호 품목으로


“전 세계인이 매주 1회 비비고 한식을 먹게 될 것입니다.”

이관훈 CJ㈜ 대표는 27일(현지시간) 미국 로스앤젤레스 하얏트 리젠시 센추리 플라자호텔에서 ‘CJ그룹 식품 글로벌 기자간담회’를 갖고 글로벌 한식 대표 브랜드 ‘비비고’를 앞세워 전세계에서 ‘식문화 한류’를 이끌겠다는 글로벌 비전을 공개했다.

이 대표는 “오는 2020년까지 CJ그룹의 식품 부문에서 15조원의 매출을 올리고 이 중 절반 이상인 8조원 가량을 해외 시장에서 달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그룹 주력 계열사인 CJ제일제당의 지난해 식품부문 매출이 약 3조9,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해외 시장에서만 CJ제일제당 매출의 2배가 넘는 성과를 올리겠다는 야심찬 목표다.

CJ그룹이 지난 10년간 영화와 음악을 통해 대중문화 한류를 세계에 알려왔다면 앞으로 10년은 그룹의 모태인 식품으로 ‘한류3.0’을 이끈다는 계획이다. 신규 국가에도 적극 진출해 소비자 접점을 50여 개국 5만개 이상의 매장(가공식품 유통점ㆍ레스토랑)으로 확대한다. 이렇게 되면 전 세계인들이 적어도 1주일에 1회 이상 CJ의 한식 제품을 즐길 수 있을 것으로 CJ그룹 측은 기대하고 있다.

그는 “CJ그룹의 문화콘텐츠간 시너지를 통해 한국 식문화를 빠르게 확산시키겠다”며 “궁극적으로 전세계인들이 매달 2~3편의 한국영화(CGV)를 보고 1~2번의 비빔밥(비비고)을 먹고 매주 1~2편의 드라마(TVN)를 만나고 매일 K-팝(M-net)을 듣는 등 일상에서 한류를 즐기도록 하는 것이 CJ그룹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CJ그룹의 한식 세계화 선봉은 통합브랜드 ‘비비고’가 맡는다. 비비고는 2010년 외식계열사 CJ푸드빌의 비빔밥 전문 레스토랑으로 시작돼 냉동만두, 양념장, 김치 등 CJ제일제당의 해외 가공 식품 전략 브랜드로 확장됐다.

CJ그룹은 비비고를 레스토랑과 가공식품 등 투트랙의 통합 브랜드로 활용해 2020년까지 해외매출 1조5,000억원을 올린다는 목표다.

레스토랑의 경우 미국, 중국, 영국 등 한국을 제외한 6개국에서 총 14개 외식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아울러 맥도널드와 같은 글로벌 외식전문기업 수준의 경쟁력을 확보해 2020년까지 비비고의 해외 매장을 740개 이상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비비고 브랜드의 가공식품은 월마트, 코스트코, 테스코 등 전 세계 주요 유통채널을 통해 판매할 계획이다. CJ그룹은 비비고 가공식품의 첫 번째 시장공략 품목으로 만두를 정하고 이를‘제2의 초코파이’로 만든다는 목표를 세웠다. CJ그룹의 미국 내 만두 매출액은 올해 약 800억 원으로 추산돼 국내 시장 매출을 처음으로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미국 전체 만두 시장에서 중국식 만두인 ‘링링’에 이어 2위지만 올해 말 캘리포니아주 플러턴 공장이 증축되면 기존 2곳(캘리포니아 파라마운트, 뉴욕 브루클린)을 포함해 연간 총 3만 톤을 생산할 수 있게 돼 전세계 만두 시장 1위에 오를 수 있을 것으로 회사 측은 자신하고 있다. 이로써 2020년에는 미국 내 만두 제품 매출액이 올해(800억원)보다 6배가 넘는 약 5,000억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이 대표는 한식 세계화를 위해 민ㆍ관 협동이 필수라고 강조했다. 그는 “태국은 전형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협력한 케이스”라며 “각국 대사관의 협조나 매장 오픈 때 세제 혜택 등 정부의 지원이 있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이재현 회장의 구속에 따른 업무 차질과 관련해서는 “올해만 해도 사료 등 해외 M&A 계획이 있었지만 적극적인 드라이브를 걸기에는 어려움이 있다”고 토로했다. /로스앤젤레스=심희정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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