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얀마 공군의 오폭으로 국경지대에서 중국인 4명이 숨지면서 양국 관계에 긴장감이 확산되고 있다.
15일 현지 소식통에 따르면 리커창 중국 총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에 손실을 입어 가슴이 아프다"며 "중국 정부는 미얀마 측에 엄정하게 항의하고 교섭을 제시했다"고 유감을 드러냈다. 이어 "우리는 책임 있고 단호하게 중국과 미얀마 국경의 안정을 보호하고 중국인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겠다"고 강조했다.
주중 미얀마 대사도 즉각 소환됐다. 중국 언론과 로이터 등에 따르면 14일 류전민 중국 외교부 차관은 팃 린 온 주중 미얀마 대사를 불러 오폭 사건에 대해 강력하게 항의했다. 류 차관은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해 중국에 결과를 통보하고 관계자 처벌과 재발 방지 등을 통해 국경지대의 안정을 회복해달라"고 촉구했다.
또 중국 군은 사고 직후 전투기를 출격해 국경 지역에서 중국 쪽으로 접근하는 미얀마 전투기를 추적·감시하고 나가라고 경고했으며 헬기와 전차 등을 윈난성으로 이동시키는 등 국경 지역에 대한 전력을 강화하고 있다고 현지 언론은 보도했다.
지난 13일 양국 국경지대인 미얀마 북부 코캉 지역에서 일어난 이번 사건은 미얀마 군이 중국계 반군과 교전하는 과정에서 폭탄 세 발을 중국 윈난성 린창시 인근 사탕수수 밭에 잘못 폭격하면서 발생했다. 오폭으로 농민 4명이 숨지고 9명이 부상을 입었다.
이에 대해 미얀마는 이번 사건을 철저히 조사하겠다면서도 오폭에 대해서는 부인했다. 미얀마 정부는 중국계 반군단체인 미얀마민족민주동맹군(MNDAA)이 이번 사건을 일으켰다고 주장하고 있다. 자우 흐타이 미얀마 대통령실 국장은 "공중폭격은 오직 우리 영역 안에서만 이뤄지고 있다"며 "중국과 미얀마 사이의 오해를 유발하기 위한 고의적 의도로 이번 공격이 발생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해명했다.
사건이 발생한 코캉 지역은 한 달 넘게 계속되는 교전으로 수백명이 숨진 것으로 추정되며 수만명이 난민으로 전락했다. 이 지역은 상주인구 14만여명 가운데 80%가 중국계로 2009년 이후 6년 동안 평화가 지속됐으나 올 2월 초 코캉 반군과 정부군 사이에 전투가 재개되면서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