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극] 「천기누설」의 저자 안중선의 이색무대

소극장무대 150석을 꽉 채운 관객들은 먼저 색다른 체험에 빠진다. 관객중 10여명이 선발돼 무대에 선다. 그들의 손가락 한개가 1~2CM 늘어나거나 그들의 건강, 사업, 이성문제등이 적나라하게 파헤쳐진다. 자신의 문제가 하나하나 드러날때마다 실험대상자는 물론 객석에 앉아있는 관객들의 탄성이 이어진다. 또한 자녀들을 천재로 낳거나 키우고 싶어하는 젊은 부부에게 묘책을 제공한다.개인문제에 이어 집단교감이 이뤄진다. 관객들은 모두 전생여행을 떠난다. 큰산이 찬란히 빛나는 것을 연상하다가 뜨거운 불꽃에 손가락을 태우고 태양속에 영혼을 녹이는 장면을 상상하다 보면 전생의 문이 열린다. 감히 하늘의 비밀과 진리를 밝힌다는 뜻에서 「천기누설」이라는 책을 시리즈로 펴내 주목을 받았던 안중선(52)이 종로의 「천기누설 카운셀링」 사무실을 박차고나와 서울 대학로 바탕골예술관에 멍석을 깔았다. 연세대, 동국대 등 36개 대학들과 문화센터등 각계각층에서의 특별강연 횟수만으로도 1,500회가 넘는 안중선의 이번 독무대 「구름이 멈추인 곳에 물이 흐르더이다」는 새로운 정신세계의 확인과 함께 영감과 기를 얻어 미래에 희망을 갖게 되는 흥미로운 무대로 지난 4일 무대에 올려진뒤 연일 만원사례를 이루고 있다. 점 봐주는 카페 「천기누설」은 그 제자들이 운영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특히 이 무대는 안중선이 대본없이 특유의 거진 입담으로 관객들을 100분동안 사로잡는다. 무대에서 관객들과의 개인면담에 이어 금(金)바른 김밥, 비타민 보강 라면, 전주비빔밥식 라면 등 그가 특허등록을 해놓은 120종의 특허이야기, 사랑하는 사람을 사로잡는 비법, 기공미용, 날서린 정치풍자 등이 이어진다. 『초능력 체험은 기(氣)의 세계를 믿게하기 위한 도구이다. 예술적인 부분도 있다. 요즘같이 인륜과 도가 엉망인 세상에 사는 어떤 인간의 최후도 연기하고 코란의 시구(詩句)처럼 아름다운 대사도 들려준다. 연극을 보고 새로운 의식에 눈을 떠 숨은 능력을 개발하려는 게 목적이다. 이야말로 카타르시스, 예술의 극치가 아닌가』 그는 이렇게 말했다. 안중선은 서울대 철학과를 중퇴한뒤 프랑스왕립미술학교, 미국 뉴욕주립대 연극연출학과 등을 수료했고 서예 조각 판화 만화를 두루 거쳤다. 곧 개봉될 영화 「얼굴」에도 출연했다. 공연은 4월11일까지. 공연시간 평일 오후7시30분, 금·토요일 오후4시 7시30분, 일요일 오후4시. (02)516-1501 【박연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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