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환위기 이후 신 시장 개척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내 기업들이 중동지역 진출에 이어 중남미를 21세기 전략 시장으로 선정, 시장 개척에 나서고 있다.14일 재계에 따르면 올들어 국내 건설·엔지니어링 업체들이 중남미의 대형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하면서 이 지역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특히 지난 1월 발생한 브라질 금융위기 이후 침체됐던 남미 금융시장이 하반기 들어 안정세를 되찾으면서 산업 기반 시설 확충에 나서고 있어 국내 기업들의 산업용 플랜트 및 원자재 수출 가능성이 높아가고 있다.
이와 함께 유가 상승으로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경제 사정이 호전되고 있어 이들 국가의 대형 프로젝트 참여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이에 따라 중남미 시장 개척을 위한 재계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현대 정몽헌(鄭夢憲) 회장은 남미의 아르헨티나와 브라질·페루 등을 방문, 발전소 건설과 가스전 개발 등, 에너지 부문 사업 진출을 추진하고 있다.
현대는 아르헨티나의 발전 및 석유가스 부문 사업에 공동 참여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으며 브라질과 페루·멕시코의 에너지 사업에도 적극 참여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앞서 삼성엔지니어링도 국내 엔지니어링 업체로는 처음으로 브라질에서 10억달러 규모의 정유공장 프로젝트를 수주해 이 지역 수출 확대를 위한 기반을 조성했다.
삼성은 브라질에서의 수주를 발판으로 멕시코에서도 3억달러 규모의 정유 공장 프로젝트 수주에 나서는 등 중남미 시장 진출을 가속화하고 있다.
이같은 대형 플랜트 위주의 중남미 시장 개척과 함께 종합상사도 남미지역 산유국들에 대한 수출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대우 관계자는 『중남미 경제가 아직은 외환위기에서 벗어나지 못해 수출에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유가 상승으로 베네수엘라 등 산유국의 경제 사정이 호전되고 있어 이들 국가로의 수출 확대에 나설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관계자는 『우리나라의 대 중남미 수출은 선박과 자동차·직물 등이 주류를 이뤄왔으나 최근 들어 국내 기업의 대형 프로젝트 수주가 잇따르면서 기계류 및 부품 수출도 크게 증가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이훈기자LHOO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