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의 창업주 스티브 잡스는 자신이 현명한 결정을 내리게 한 요인의 하나로 다른 사람들에게 많이 의지했다는 점을 꼽았다. 잡스처럼 미래의 리더는 중요한 결정을 혼자 내리는 게 아니라 최선의 결정이 내려지도록 조직의 역량을 키우는 사람이다. 탁월한 능력을 갖춘 인물이 아니라 위대한 조직에 답이 있다는 것이다.
세계 3대 경영전략 애널리스트로 꼽히는 토머스 대븐포트 뱁슨대 석좌교수와 조직 이론 전문가 브룩 맨빌은 이 같은 주장과 함께 성공한 조직의 예를 소개하고 있다.
이들은 딜레마에 빠졌다가 집단 판단의 힘을 활용해 해결책을 찾아낸 12개의 성공한 조직 이야기를 보여준다. 나사의 디스커버리호 발사 승인 과정에서는 그간의 권위와 무사안일적인 태도를 벗어 던진 최종발사회의가 있었다. 주택 건설회사 WGB홈즈는 미분양의 원인에 조직적 판단을 도입해 사원들의 지혜를 모은 '집단 논의'와 '집단 판단'을 거쳐 문제를 해결했다.
맥킨지 앤 컴퍼니가 인재 채용 방식을 바꾼 것도 흥미롭다. 맥킨지는 회사의 폭발적인 성장 속에 독특한 재능을 가진 인력 확보가 절실하다는 행복한 고민을 앓았다. 맥킨지 채용담당자들이 인재를 구하는 전통적인 방법은 하버드ㆍ스탠퍼드ㆍ시카고 대학 등 상위권 경영대학원의 MBA를 찾는 것이었다. 그러나 우수한 MBA 채용 후보자들은 부족해져 갔고, 맥킨지는 회의와 논쟁 끝에 실력 위주의 인재 채용을 전환해 비(非) MBA까지 끌어안는 '타고난 선수 프로그램'이라는 것을 고안했다. 이는 나중에 고급전문학위 프로그램(APD)라는 명칭으로 회사 내에 뿌리를 내렸다.
책에 소개된 12개의 성공 조직은 보유한 데이터와 다양한 정보를 잘 활용해 판단 능력을 시스템으로 확립했다. 1만5,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