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로만 극일… 일제상품 불티

◎소니TV 상반기 판매액 작년총액 “훌쩍”/화장품·담배·게임기등도 날개 돋친듯반일, 극일등 일본에 대한 전반적인 국민감정과는 달리 일제상품은 여전히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1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광복 52주년을 맞아 독도망언, 직선기선 일방적 설정에 따른 어선나포 등으로 인한 대일감정 악화에도 불구 가전제품, 화장품, 생활용품, 잡화 등을 중심으로한 일본제품의 판매는 꾸준히 신장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병행수입 허용에 따라 봇물처럼 수입된 「소니」TV는 백화점 전자상가등에서 인기상품으로 꼽히고 있다. 뉴코아백화점은 올 상반기동안 소니TV 매출이 10억2천만원을 기록, 지난 한해동안의 총매출액 7억4천만원보다 3억원이나 많은 매출을 올렸다. 피부특성이 비슷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에 침투하고 있는 「시세이도」, 「가네보」, 「폴라」 등 일제 화장품도 높은 매출신장을 거듭하고 있다. 롯데백화점 본점의 경우 지난해 월평균 1억원에 그치던「시세이도」판매액이 올들어 1억4천만원으로 40%나 증가했다. 시세이도는 이같은 판매호조에 따라 올들어 샴푸, 린스, 비누등 생활용품까지 주요 백화점 및 할인점에서 판매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시세이도 코리아라는 합작법인까지 설립했다. 「마일드세븐」을 앞장세운 일본 담배업체의 공략도 가속화되고 있다. 한국담배인삼공사 집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중 판매된 외산담배 2억9천2백만갑 중 25.2%인 7천3백65만4천갑이 일제로 나타났다. 외산담배를 피우는 사람 4명중 1명이 일제를 피우는 셈이다. 일본내 최대 여성의류 브랜드인 「가시야마」는 패션업계 최초로 연내 한국시장 직접 진출을 추진, 국내 유명백화점과 입점협상을 벌이고 있어 관련 업계를 긴장시키고 있다. 이밖에 2백여만원에 달하는 보정용 일제 여성속옷을 주문한지 2개월이 지난 뒤에나 구입할 수 있는등 일부 부유층을 중심으로 과소비 생활용품이 날개돋친듯 팔리고 있다. 이같은 일제 선호현상은 어린이층에까지 파고들어 게임기 「다마고치」는 없어서 못팔 정도로 폭발적인 인기를 모았으며 용산전자상가등에서 개당 7만∼10만원까지 하는 게임팩과 「드래곤볼」 등 만화책도 거래가 성행하고 있다.<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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