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닥상장사인 네이블(153460)커뮤니케이션즈가 갈팡질팡 매각 시도로 구설수에 올랐다.
불과 닷새 만에 매각 대상을 바꿔가며 불성실한 공시로 투자자를 혼란스럽게 했기 때문이다. 일부 투자자들은 상장 2년 만에 보유 지분을 매각한다는 점에서 최대주주의 '먹튀'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23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네이블은 지난 22일 장 마감 후 공시를 통해 최대주주 김대영 외 8명이 보통주 118만1,488주(24.33%)를 145억2,552만원에 엔텔스(069410)에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밝혔다.
네이블은 지난 17일 레저용 텐트와 게임 사업을 하는 라이브플렉스(050120)와 130억원 규모의 경영권 양수도 계약을 체결했지만 이틀 뒤인 19일 이 계약을 철회한 바 있다. 라이브플렉스와 매각계약을 체결한 지 이틀 만에 없던 일로 하고 불과 3일 후에 새로운 인수자인 엔텔스와 매각계약을 체결한 것이다. 한국거래소는 네이블을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겠다고 예고했다.
네이블이 닷새 동안 두 번이나 매각 시도를 했다는 점은 시장의 신뢰를 잃을 수 있는 행동이지만 매각 대금을 최대한 높여 받으려는 최대주주의 의지가 반영된 것으로 보인다.
당초 네이블은 라이브플렉스에 매각할 당시 주당 1만1,003원을 받기로 했으나 엔텔스와의 거래에서는 매각 주식 중 74만168주에 대해서는 주당 1만2,573원, 20만2,500주에 대해서는 주당 1만2,290원, 23만8,820주에 대해서는 주당 1만1,434원씩 차등해서 받기로 했다. 이에 따라 김대영 외 8명은 라이브플렉스에 매각하는 것보다 15억원가량 돈을 더 받게 됐다. 네이블이 라이브플렉스와의 계약을 파기한 대가로 지급한 위약금 8억원을 빼고도 7억원 이상 남는 장사를 한 셈이다.
이 같은 매각행태에 대해 최대주주가 회사를 팔고 돈만 챙기고 떠나려는 것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금융투자업계의 한 관계자는 "상장한 지 불과 3년 남짓한 회사의 최대주주가 자신의 이득을 위해 지분 매각을 꾸준히 추진하는 모습은 다른 주주들에게 실망감을 안겨주는 행동"이라고 지적했다.
네이블은 이에 대해 "네이블의 기존 사업을 잘 운영할 만한 곳을 찾아서 매각한 것"이라며 "엔텔스는 라이브플렉스보다 사업 연관성이 훨씬 커 시너지 효과가 날 것"이라고 해명했다. 네이블의 주 고객은 KT인데 엔텔스는 SK텔레콤이 주 고객이기 때문에 상호 고객확대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또 엔텔스가 보유하고 있는 사물인터넷 기술도 활용할 수 있다는 입장이다.
네이블 투자자들은 대주주에 대한 실망감을 표출했다. 네이블은 23일 전날보다 1,230원(13.50%) 하락한 7,880원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