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제철:1/글로벌시대 21세기 전략(한국기업의 21세기 비전)

◎해외법인 37곳 설립/현지공장 19곳 가동/「철강=코리아」 신화 다시 쓴다/“미래 경쟁력관건은 원료확보” 호·가 기지화 추진/2000년 해외생산능력 430만톤으로 확대 청사진/베트남­교역센터·중­제철소 등 건설사업 박차도『한국사람은 더 할 나위없이 세계화에 적합한 체질이다. 일본사람들 처럼 상부의 지시만을 기다리지도 않고, 제각각 개성이 강한 중국사람들과도 다르다. 세계 어디에 보내도 조직적으로 살아남을 수 있는 체질이다.』 포항제철 해외사업본부 아주투자담당인 이승관 상무의 말이다. 홍콩에서 만난 그는 한국기업의 글로벌화가 선진국에 비해 늦은 감은 있지만 우수한 인적자원을 바탕으로 우리경제 21세기 도약의 밑거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만제 포철회장은 최근 신임임원들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 『경영조직과 기업문화 경영방식 등 기업의 틀을 국제적인 수준으로 탈바꿈시켜야 한다』며 『글로벌경영이 21세기 생존전략의 가장 중요한 틀』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경영이 외국에 판매유통망을 설치하고 물건을 팔기만하는 소극적인 개념을 의미하던 시대는 갔다. 생산 코스트를 낮추기 위해 생산기지를 분산배치하고 현지에서 자금까지 조달하는 적극적인 개념으로 바뀌고 있다. 포철의 글로벌경영도 이같은 개념에 포커스를 맞추고 있다. 포철은 지난 3월말 현재 전세계에 37개의 법인을 깔아놓고 있다. 거미줄처럼 얽혀진 이들 해외법인을 따라 포스코(포철의 영문약칭) 마크가 선연한 철강제품이 세계 구석구석을 누비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22개 법인이 운영중이며 15개 법인은 막바지 설립작업이 한창이다. 해외법인을 지역별로 보면 거대시장 중국이 9개로 가장 많고, 미국과 베트남이 각각 5개, 일본 4개, 홍콩 2개, 기타 12개다. 포철의 해외투자는 현지생산을 우선으로 이뤄지고 있다. 37개 해외법인 가운데 철강생산공장이 19개에 이르고 있는 것은 포철의 세계화 전략을 확인시키고 있다. 원재료 확보 또한 포철 해외투자의 주요포인트다. 철강제품의 주원료인 철광석과 석탄을 얼마나 싼값에 안정적으로 공급받느냐가 경쟁력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포철은 원료확보를 위해 캐나다와 호주 등에 4개 현지법인을 세워 운영중이다. 포철의 해외투자는 ▲원료확보 ▲생산 ▲판매 등 크게 세가지로 나뉘어 진행되고 있다. 현재 베트남에는 포스비나와 VPS 비나파이프 등 3개의 합작철강공장이 가동중이며, 중국에도 광주진도와 포철천진강재 등이 운영되고 있다. 특히 중국은 공사가 한창인 장가항 강판공장 등이 조만간 완공되면 모두 6개의 현지 생산거점을 갖추게 된다. 포철은 해외건설사업도 벌이고 있다. 포철이 현재 베트남 호치민시에 짓고 있는 국제교역센터인 「다이아몬드 플라자」는 베트남 최초의 철골건물로 관심을 모으고 있다. 지상 20층으로 내년말 완공예정인 이 빌딩은 비지니스센터와 사무실, 상가 등 복합건물로 건설될 예정인데 포철이 60%, 베트남철강공사가 40% 지분참여했다. 포철의 관심은 최근 중국시장에 몰려있다. 포철은 출자사를 포함해 모두 9개 법인이 진출한 중국의 화북·화동·화남지역을 3대 거점화해 일단은 하부공정 분야에 집중투자한 뒤 이들 거점을 발판삼아 내륙에 진출, 장기적으로는 상부공정(일관제철소)까지 현지에 세운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지난해 포철은 급변하는 경영환경에 대처하기 위해 각 분야에 분산돼 있던 해외사업 관련조직을 확대개편, 해외사업본부를 발족시켰다. 해외사업본부에 재무·기술·구매 등 각 부문의 우수한 인재들을 한데 묶음으로써 사업의 타당성만 확보되면 곧바로 축적된 역량을 결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춘 셈이다. 해외투자사업이 계획대로 추진된다면 현지법인의 매출액은 현재의 3억2천만 달러 수준에서 오는 2000년에는 15억달러 수준으로 크게 늘어나 명실상부한 글로벌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는게 포철의 전망이다. 포철은 해외 생산능력도 현재 1백70만톤 규모에서 2000년에는 4백30만톤으로 크게 늘릴 계획이다. 현지법인 파견인력은 현재의 75명에서 2백50명으로 늘리고, 현지채용인력도 1천3백30여명에서 4천7백여명 수준으로 확대, 「글로벌철강기업」으로 거듭난다는 구상이다.<한상복> ◎인터뷰/이춘호 포철 부사장/“판매거점 등 다변화 수익극대… 동남아서 일과 경쟁 자신” 『세계는 단일시장으로 통합되고 있으며, 전세계가 생산기지로 활용되고 있다. 경쟁규칙은 국제적으로 통합되는 등 경영환경도 급변하고 있다. 포항제철이 글로벌기업으로 변신을 서두르는 것도 이제 철강업은 과거와 달리 국가산업의 개념에서 벗어나 세계무대에서 경쟁이 불가피하기 때문이다.』 포철의 해외사업을 총괄하고 있는 이춘호 부사장(해외사업본부장)은 『생산 및 판매거점을 세계화하고 원료의 공급기지를 다변화해 해외사업의 효율적인 지원체제를 마련하는 것이 포철의 글로벌 경영에 있어 기본전략이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동남아지역에 투자를 늘리고 있는데 현재 어떻게 추진되고 있는가. ▲동남아지역은 성장잠재력이 크기 때문에 하부공정을 확대해 조강생산기지를 우선 확보할 계획이다. 현재 인도네시아의 크라카타우사와 합작으로 연산 1백만톤 규모의 미니밀공장을 짓고 있으며, 7만5천톤 규모의 스테인리스 냉연사업도 추진중이다. ­포철 해외투자사업의 성공 요인을 든다면. ▲지금까지 축적한 역량을 어떻게 극대화하느냐가 가장 큰 관건이다. 포항 및 광양제철소의 조업기술과 포스틸의 마케팅능력, 포스코개발의 엔지니어링 건설기술, 포스코경영연구소의 투자사업에 대한 정보수집과 분석 능력 등을 모두 모아 해외사업에서 수익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최대 수요처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지역에 대한 투자계획은. ▲현재 대련과 천진 장가항 순덕 등에 10개 법인이 진출해 있다. 화북과 화동 화남지역을 3대 거점화시켜 하부공정 분야에 집중투자하고 동북아지역과 내륙으로 진출할 방침이다. ­철강경쟁국인 일본의 해외투자사업 동향은. ▲과거 일본 철강기업들은 동남아와 중국에 진출해 있는 현지업체를 지원하기 위한 코일센터 위주로 투자를 했다. 하지만 최근들어서는 현지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 전기강판과 도금강판 스테인리스 냉연 등 다양한 생산체제를 갖추는 것은 물론 고부가가치제품으로 현지 생산을 확대하고 있다. 포철은 일본의 진출이 왕성한 중국과 동남아지역에 대해서는 포철의 거점구축과 틈새시장 확보 등의 효율적인 대응방안을 모색하고 미얀마를 비롯해 일본이 아직 진출하지 않은 지역에 대해서는 조기투자를 통해 시장을 선점할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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