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한화 기업PR] 지난고통 되새기며 새비전제시

모든 사람들이 다가오는 2000년대를 얘기한다. 꿈과 희망을 말한다. 하지만 토대 없이 발전을 기대할 수는 없는 법. 그동안 어떻게 살아왔고 어떤 조건 속에서 밀레니엄을 맞이하는가에 따라 미래는 달라진다. 최근 SK와 한화가 내보내고 있는 기업PR이 우리의 관심을 끄는 이유는 간단하다. 미래를 말하기에 앞서 현재 내 모습을 돌아보고 있기 때문이다. 많은 기업들이 밀레니엄에 무엇을 할 것인가를 제시하고 있지만 두 기업은 지금까지 해온 일을 반추하고 지금 무엇을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한다.SK가 새로 제시하는 화두는 「고객행복」이다. 그동안 「고객이 만족할때까지」 뛰겠다는 자세에서 한걸음 나아가 「고객이 행복할때까지」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한다. 처음 이 광고시안을 접했을 때 일부 임원들은 반대를 했다. 「광고는 약속」이라는 점에서 과연 해낼 수 있을지 의심스러웠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는 당연한 기업의 본분이라는 생각에 광고집행을 결정했다. SK가 그동안 내보낸 광고는 반성이 주 내용이다. 「기업이 잘못하면 국민도 나라도 불행해진다는 것을 배웠다」며 솔직한 자기 고백을 한다. 겸허한 반성을 통해 고객을 행복하게 함으로써 나라까지 행복하게 만드는 기업이 되겠다는 의지를 밝히고 있다. 「왜 우리에게 IMF의 불행이 닥쳐왔던 걸까요? SK는 기업으로서 책임져야 할 부분을 생각했습니다」라며 기업의 책임을 얘기하는 사회적 비난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인다. SK는 이를 통해 소비자로부터 신뢰감을 얻고 싶어한다. 반성한다는 것은 앞으로 잘하겠다는 뜻이며 그렇다면 믿고 지켜볼 수 있다. SK는 10월부터 현재 무엇을 하고 있는지, 앞으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를 고객에게 제시한다. 국내 최초로 신약을 개발해 수많은 암환자들에게 치료의 희망을 준 점, 멕시코에 세우는 거대한 플랜트시설이 청정환경을 만들어가는 모습등을 보여주며 고객의 행복을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린다. 한화는 이미 IMF 전부터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단행해왔다. 다른 기업들이 떠밀려 마지못해 하고 있는 것과는 달리 스스로의 판단으로 제살을 깎아냈다. 한화는 이를 「마취없이 폐를 도려내는 아픔을 겪었다」고 광고에서 설명한다. 한화는 이처럼 힘들게 구조조정을 했으며 이제 극복하고 새롭게 태어나 국민에게 보답하겠다고 약속한다. 현재까지 나온 광고는 두편이다. 「인물」편에는 김승연(金昇淵)회장이 직접 나와 「신용과 의리로 위기를 극복했다」며 국민과 나라에 고마움을 표시한다. 「책임있는 기업으로 서겠다」며 앞으로 나아갈 바를 국민에게 약속한다. 金회장이 직접 나온 것은 책임있는 기업의 대표는 회장뿐이라는 생각 때문이다. 그동안 주변에서 도움을 준 모든 분들에게 감사하고 미래에 대한 의지를 강력하게 표현하기 위해서다. 「산」편에는 한화가 직원들을 대상으로 실시하는 야간산행에서 힌트를 얻어 제작됐다. 줄지어 산을 오르는 사람들을 보여주며 이같은 노력을 통해 성공적인 구조조정을 할 수 있었다고 강조한다. 「성공적인 구조조정에 격려와 힘이 되어 주신 국민 여러분께 크게 감사」하며 「구조조정의 모범기업이라는 찬사를 채찍으로 달게 받겠다」고 다짐한다. 한화는 앞으로 방영할 TV광고에서도 「국민으로부터 혜택받고 살고 있으며 따라서 열심히 일해 보답하겠다」는 내용을 내보낼 계획이다. /한기석 기자 HANKS@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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