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혜영(62ㆍ사진) 전 민주당 원내대표는 중앙집권적인 행정시스템을 바꿔 지방정부가 자기책임 원칙 아래 창조적으로 지역 발전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원 전 원내대표는 1일 인터뷰에서 "자치와 분권을 강화해서 각 지방 경쟁력이 국가 경쟁력의 원천이 되도록 해야 한다"면서 "지금 같은 획일적인 지방자치로 창조경제의 새싹을 찾는 것은 사막에서 오아시스를 구하려는 것과 같다"고 지적했다.
원 전 원내대표는 유기농 식품 제조업체로 유명한 풀무원의 창업자다. 이후 부천시장을 거쳐 4선 국회의원을 지낸 그는 지방자치제의 해법을 찾는 일에 깊은 관심을 갖고 있다.
국회에서 독일의 사회적 시장경제를 연구하는 '혁신과 정의의 나라' 포럼을 이끌고 있는 그는 최근 독일의 지방자치 성공사례를 주목하고 있다.
원 의원은 "독일은 지방정부가 먼저 발전하고 중앙정부가 생겨 경제ㆍ복지ㆍ교육 등은 철저하게 지방정부에 맡기며 확실하게 재정자립을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중앙집권적인 역사를 갖고 있어서 지방자치에 대한 훈련이 안돼 있다"고 말했다.
이로 인해 지방정부에 자율과 책임 모두 주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는 "중앙정부가 지방정부를 물가에 내놓은 어린애처럼 다루는 게 문제"라면서 "지방정부는 중앙정부의 시책을 실행하는 하부단위로 생각하는 의식부터 근본적으로 바꿔야 한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방자치의 핵심은 재정자립인데 지금은 지방정부가 예산을 낭비해도 도산하는 제도가 없다"면서 "실제 일에 대한 평가를 못하는 곳은 상응하는 조치를 해서 책임자치를 강화하는 게 해법"이라고 덧붙였다.
경직된 법률도 지방정부의 자율성을 가로막는다는 게 그의 우려다. 그는 "지방의 특색에 맞는 조례를 만들려 해도 법률에 근거하지 않으면 일체 못하도록 묶어놓았다"면서 "법에 어긋나면 곤란하지만 그렇지 않은 범위에서는 재량권을 줘야 각 지역의 창의성이 살아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원 전 원내대표가 수년 째 주장하는 제안 중 하나는 국회 시스템의 입체화다. 전문성을 높이기 위해 사안별로 집중 논의를 하자는 것이다. 그는 "의원 20~30명이 상임위원회에 둘러앉다 온갖 사안을 수박 겉핥기 식으로 다룬다"면서 "중소기업 지원ㆍ통상 등 업무별로 소위원회를 나눠서 심도 있게 다루고 본위원회는 최종 결정을 하는 이원화 구조가 필요하다"고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