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의창] 글로벌 명품 주식의 미소


우리가 흔히들 얘기하는 럭셔리 브랜드는 두터운 마니아 층과 독과점 형태로 진입장벽을 형성해 높은 수익구조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의 럭셔리 브랜드는 가족중심의 비즈니스 형태를 유지해오며 소량 생산 위주로 고부가가치를 누리고 있었다. 하지만 명품의 주요 소비시장이 기존의 미국ㆍ유럽ㆍ일본 등지에서 중국 등 신흥국가로 바뀌면서 대량생산 체제로의 변화 또는 희소가치를 높이는 브랜딩 전략 모색 등 새로운 선택의 기로에서 고민하고 있다.

2008년부터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와 유럽 재정위기는 전세계 소비시장과 산업자체를 흔들어놓았다. 유럽은 물론 세계의 소비시장인 미국과 일본에서의 경기침체는 두드러졌다. 하지만 신흥국가 특히 중국시장의 성장 속도는 두드러졌다. 중국의 도시 중산층의 증가는 고가제품에 대한 소비 증가로 이어졌고 2010년 전세계 럭셔리 시장의 5.7%를 차지하던 중국 럭셔리 소비는 2012년 25%까지 급증했다. 일본과 한국ㆍ동남아시아 등을 합치면 50%를 넘어 럭셔리 시장의 큰손이 아시아가 된 것이다.

구찌의 지난 2년 평균 지역별 매출을 보면 대부분 지역에서 마이너스 성장을 한 데 반해 아시아에서만 21.5%의 성장세를 이뤘다. 이 회사의 지난해 매출액은 62억유로(9조1,000억원)로 전년 대비 26% 성장했다. 2012년 기준 프라다와 에르메스의 매출액도 전년에 비해 각각 24.9%와 22.6% 급증했다. 모두 아시아에서만 매출액 증가세가 두드러진다.

이러한 실적을 바탕으로 유럽 재정위기가 한창이던 2009년 1월부터 프랑스 증시의 CAC40지수는 15% 상승했지만 루이비통과 에르메스는 거의 매분기 어닝서프라이징을 기록하며 184%와 162%의 높은 주가수익률을 나타냈다. 이탈리아 브랜드인 프라다는 중국시장 공략과 기업공개(IPO) 시장성을 고려해 홍콩증시에 상장해 거래되고 있다.

중국 등 아시아 시장에서의 소비가 늘어난 만큼 이들의 소비에 대한 패턴 변화가 럭셔리 브랜드들의 흥망에 직접적인 영향을 준다 해도 과언은 아니다. 조사기관인 베인앤컴퍼니에 따르면 중국인들이 가장 선호하는 브랜드는 루이비통ㆍ샤넬, 그리고 구찌다.

프랑스 시장에 상장돼 있는 LVMH(루이뷔통모에헤네시)그룹은 이미 불가리ㆍ펜디 등 여러 럭셔리 브랜드들을 인수합병해 공룡기업으로 몸집을 키워 경쟁력을 갖췄다. 다른 명품 브랜드 역시 온라인 판매 등 통신매체를 이용한 유통망을 확장시켜 신흥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명품 거대 시장인 아시아 신흥국들의 도시화에 따른 중산층 증가가 이들 기업에는 글로벌경기 불황에서 행복한 미소를 짓게 하는 신규 수익원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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