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넥스 시장을 활성화하는 길은 적절한 타이밍에 규제들을 풀어주는 것입니다."
김창호(53·아진엑스텍 대표·사진) 코넥스협의회 회장은 6일 "코넥스 시장에서 주식 거래가 기대만큼 활발하지 않아 우려하는 목소리들이 있다"면서 "갓 태어난 코넥스 시장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금융당국이 관심을 가지고 정책을 입안했으면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코넥스 시장은 지난 7월 1일 개설됐다. 현재까지 32개 기업이 상장했다. 코스닥 첫해(1996년) 상장 기업 수가 23개였던 것을 고려하면 일단 양적인 측면에서 출발은 양호하다는 평가다. 그러나 투자자들의 관심을 받지 못해 충분한 자금이 흘러들어오지 못한다는 게 문제로 지적된다.
지난 7~8월 4억~5억 원이던 코넥스 시장 하루평균 거래대금은 11월 2조 원대로 떨어졌다가 12월 3조 원대로 소폭 늘었다.
김 회장은 "거래대금이 적은 것은 코넥스 시장에서 투자금을 회수하려고 할 때 돈줄이 막혀 회수가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때문"이라며 " 자금을 쥐고 있는 기관투자가들이 코넥스 시장 투자를 꺼리고 있는 셈"이라고 말했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영주 의원(민주당)이 한국거래소에서 받은 국정감사 자료를 보면 지난 7~9월 말까지 코넥스 시장 거래금액 251억 원 중 176억원(70.4%)이 증권 유관기관(한국거래소·한국예탁결제원·금융투자협회 등)이 조성한 1,000억 원 규모의 창조금융 공동펀드의 투자금액으로 확인됐다. 현재 자본시장 참여자들이 자발적으로 조성한 코넥스펀드는 대신자산운용의 '대신창조성장중소형주' 1개 뿐이다.
하지만 이 펀드도 설정액의 5% 이하에서 코넥스 종목을 편입하고 있어 실제 투자금은 10억 원 미만이다.
개인 투자자 진입 장벽도 높다. 개인 투자자는 예탁금이 3억 원 이상 있어야 코넥스 시장에 투자할 수 있다.
이 때문에 주식 시장에선 코넥스 시장의 진입 장벽을 더 낮춰야 시장이 활력을 띨 수 있을 것이라는 목소리가 지속적으로 제기돼 왔다. 김 회장은 "현재의 진입 장벽이 지속해서는 안되고 앞으로 보완책이 마련될 수 있도록 금융당국에 의견을 계속해서 전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코넥스 시장은 기업의 자금조달 기여도 미약하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코넥스 시장에서 자금을 조달한 기업은 후 옐로페이(유상증자· 20억 원) 랩지노믹스(유상증자·10억 원) 엘앤케이바이오메드(전환사채 발행· 37억 원) 스탠다드펌(전환사채 발행·25억원) 등 4곳에 불과하다.
이에 대해 김 회장은 "코넥스 시장에 상장하는 것은 자금 조달을 위한 측면도 있지만 코스닥 상장 전에 기업 이미지 제고 등 시장의 신뢰를 받기 위한 것도 있다"고 설명했다.
코넥스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상장 점프'를 하는 기업들이 나올지도 관심거리다.
김 회장은 "코넥스 시장은 코스닥 시장 입성을 위한 발판일 뿐 종착역이 아니다" 라며 "현재 3~4개의 코넥스 기업들이 내년 상반기를 목표로 코스닥 상장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코넥스 시장에서 코스닥 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1호 기업이 내년에 탄생할 것"이라며 "아진엑스텍도 올해 결산을 마치는 대로 코스닥 상장 예비청구서를 작성해 한국거래소에 제출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