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가 사람들] 박윤정 에스에스.하티스트 선임 디자이너

『패션사업은 전적으로 사람이 하는 일입니다. 대기업이 패션사업, 특히 여성복 사업을 하기 어렵다고들 얘기하지만 대기업의 막강한 맨파워를 잘만 활용하면 얼마든지 성공할수 있다고 자신합니다』올봄 새 브랜드「디 스튜디오」내놓은 에스에스·하티스트의 여성복 선임 디자이너 박윤정(32) 실장은 성공에 강한 자신감을 내비쳤다. 지난해 초 에스에스에 합류, 「쟈니로쥬디체」브랜드의 디자인을 책임져 온 朴실장은 구조조정으로 없어진 「쟈니로쥬디체」대신 신브랜드인 「디 스튜디오」를 맡게 됐다. 디 스튜디오는 베이직한 디자인과 합리적인 가격대가 특징으로 20대후반~30대초반의 고감도 소비자를 겨냥하고 있다. 현재 백화점을 포함, 20여곳에 매장을 오픈했으며 장기적으로는 에스에스의 해외 진출 계획도 세워놓고 있다. 朴실장의 에스에스 합류는 처음부터 업계의 관심을 끌었다. 「오리지날리」로 유명한 디자이너 이신우씨의 딸인데다 젊은 디자이너들로 구성된 「뉴웨이브인 서울」멤버로 활약, 유망한 디자이너로 주목받아 왔기 때문이다. 그러나 뉴욕 파슨즈 스쿨에서 공부하던 미국 시절부터 어머니 회사에서 일해 젊은 나이에 비해 패션계 경륜은 이미 10년을 넘어선다. 朴실장이 에스에스에 합류하게 된 가장 큰 배경은 여성복 디자이너로서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 장점이 많다고 판단했기 때문. 『중소기업의 디자이너 브랜드는 개성은 강하지만 시장성이 뒤떨어진다는 것이 개인적인 생각이다. 대중속에서 생명력을 발휘할수 있는 내쇼널 브랜드에서 승부해보고 싶어 에스에스에서 일하게 됐다』고 말한다. 에스에스로서도 朴실장의 영입은 새로운 도전이다. 대기업은 조직구조상 수직관계가 많아 소비자 반응에 즉각적으로 대응하기 어려운 게 사실이지만 그렇다고 여성복을 포기하는 패션업체는 그야말로 「오아시스 없는 사막」과 마찬가지. 따라서 대기업의 단점인 즉각 대응체제와 디자인의 개성을 살리는 동시에 대기업의 장점인 맨파워를 충분히 활용할수 있는 대안이 바로 「대기업과 전문 디자이너의 만남」인 셈이다. 에스에스와 朴실장이 만난 「디 스튜디오」가 대기업과 전문디자이너 각각의 장점을 살린 윈-윈 사례로 남을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효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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