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협중앙회가 대기업 대출에 치중하면서 신용거래 불량자인 적색거래자들에게도 대출을 하는 등 여신업무나 대출금 사후관리 규정을 제대로 지키지 않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특히 농협중앙회는 부실여신으로 손실이 늘어나는 데도 작년 3월까지 명예퇴직을 실시하면서 최고 월 고정급여 13년6개월분의 명예퇴직금을 지급하고, 퇴직금 지급률을 근속 1년당 1개월에서 3.75개월을 누진 적용함으로써 1인 퇴직금으로 최고 4억9,000만원을 주기도 했다. 감사원은 작년 9월21일부터 10월31일까지 농협중앙회와 회원조합의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실시, 여신업무 취급 규정 위반 등 모두 133건의 잘못을 적발하고 부실대출관련자 등 165명에 대해 징계와 문책을 요구했다고 25일 발표했다. 감사원에 따르면 농협중앙회는 지난 97년말 현재 30대 계열그룹으로부터 2,748억원을 수신한 반면 그 2.8배인 7,839억원을 빌려주는 등 대기업에 대한 편중대출로 정작 조합원인 농민은 대출에서 소외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 기업여신이 부실화돼 3개월이상 이자를 받지 못하거나 대출금 회수가 의문시되는 부실여신 비율이 지난 94년 1.11%에서 작년 8월말 7.03%로 늘었고 연체대출 비율도 같은 기간 3.20%에서 8.37%로 대폭 증가했다. 이와함께 대기업 회사채 등에 대한 지급보증금액중 회사부도 등으로 대신 물어줘야하는 손실추정금이 6,195억원에 이르며, 한보나 진로 등 부도 대기업에 대한 여신잔액도 9,184억원에 달했다. 농협중앙회는 또 신용불량자에게는 대출을 해줄 수 없음에도 불구, 6개월이상 연체한 적색거래자 6,517명에게 1,072억원을 대출했으며 익산시지부 등 3개 점포에서는 부동산 구입자금 등으로 사용되거나 대출요건에 맞지 않는 데도 7명에게 모두13억800만원을 빌려준 것으로 밝혀졌다. 임금체계도 각종 수당과 급여성 복리후생비가 20여종에 달해 변칙적인 임금인상이 가능토록 했으며 직원 또는 부서별 업적평가결과에 따라 차등지급해야 하는 인센티브 상여금 연 300%를 전직원에게 차등없이 일률적으로 지급하고 특별상여금도 일률 지급하는 등 성과금을 나눠먹기식으로 처리한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농협중앙회는 농산물 도매시장 활성화를 목적으로 국고지원으로 설립한농산뮬 물류센터 가운데 하나인 창동 물류센터 중 4,290㎡(국고보조액 33억원 상당)를 중소기업제품 판매장으로 제공하고, 양재동 및 창동 물류센터의 일부 매장을 37개 업체에 수의계약으로 임대해 지적을 받았다. 이같은 경영소홀에 따라 지난 97년 총 1,332개 회원조합중 39개 조합만이 결손을 보고 이중 17개가 전액자본잠식 상태인 것으로 공표됐으나 실제 퇴직급여와신용대손 충당급 적립액 부족금을 결산에 반영할 경우 전체의 92%인 1,234개 조합이 결손을 보고 48%인 647개가 자본전액잠식 상태인 것으로 드러났다.【장덕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