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금 선물 가격이 만 하루 사이 온스당 1,500달러선에서 1,300달러대로 급락하면서 금 가격이 대세 하락기에 접어들었다는 분석이 우세한 가운데 아시아 개인투자자들은 여전히 금을 사고 있어 눈길을 모은다.
16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일본 및 홍콩ㆍ싱가포르ㆍ인도ㆍ두바이 등 아시아 개인투자자들이 지난 월요일의 대폭락장 이후 오히려 금 코인, 24캐럿 골드 등 각종 금 투자에 나서고 있다고 보도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일본 개인투자자들은 금 투자를 '아베노믹스' 효과를 누리면서도 엔저에 따른 리스크를 헤지할 수 있는 최적의 대안으로 보고 매수에 가담하고 있다. 투자자들은 대규모 통화완화책에 따라 엔화가치 하락 속도가 글로벌시장에서 금 가격이 떨어지는 속도보다 빠를 경우 일본시장에서 엔화표시 금 가격이 상승하며 이익을 낼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정부 전망대로 인플레이션이 촉발된다면 투자자들의 시세차익폭은 그만큼 더 커진다. 실제 엔저효과로 2008년 후반 엔화로 금을 매수한 투자자들의 현재 예상수익은 약 118%에 달한다. 반면 당시 달러화로 금을 산 투자자의 기대수익은 46%에 불과하다. 아베노믹스로 증시가 오를 대로 오르고 채권금리가 사실상 제로 수준으로 떨어진 것도 일본 내 금 투자를 부추기는 요인이다.
홍콩ㆍ싱가포르의 중국계 투자자들도 이번 약세장을 매수기회로 보고 있다. WSJ에 따르면 이들 지역 금 소매상의 16일 매출은 전주 대비 40~50%가량 늘었다. 세계 최대 금시장인 인도와 중동 금시장의 교두보인 두바이 등지에서도 하락국면을 매수기회로 삼는 투자자들이 다수다.
신문은 "경기둔화 우려로 인플레이션 기대심리가 꺾이며 금 선물 매도가 촉발됐지만 아시아에서는 이를 매수적기로 본다"며 "최근 한국은행이 키프로스 중앙은행발 예상 매도액의 두 배인 20톤의 금을 사들이는 등 '분산투자'를 위한 중앙은행의 매수세도 촉발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이밖에 WSJ는 세계 1위 금 소비시장인 인도에서 최대 성수기인 4~6월 결혼 시즌이 시작되는 점도 금 상승세에 힘을 실어주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