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4위의 인구를 가진 인도네시아가 새로운 '블루오션'으로 떠오르면서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이 되고 있다. 생활용품에서부터 철강ㆍ자동차에 이르기까지 세계 각국 기업들의 시장선점을 위한 투자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8일(현지시간) 미국과 한국ㆍ일본ㆍ독일 등 각국 자동차 업체들이 대규모 시설확장을 계획하거나 현지공장 신설을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곳은 제너럴모터스(GM)와 도요타다. 7년 전 인도네시아를 떠났던 GM은 인도네시아에서 자동차 생산을 재개하기 위해 1억5,000만달러를 투자, 연간 4만대가량의 차량을 생산할 계획이다.
인도네시아 시장 점유율 60%를 자랑하는 도요타 역시 2억달러 규모의 추가 설비투자를 통해 생산능력을 지금의 2배인 연 23만대로 키울 예정이다. 스즈키자동차는 7억8,000만달러를 투입해 현재의 2배인 연 15만대 수준으로 생산량을 늘릴 계획이다. 독일의 BMW는 향후 2년간 2,000만달러를 투자해 생산라인을 2배 확장하기로 했다.
인도네시아 경제성장의 일등공신인 철강시장에서도 외국 기업들의 투자가 활발하다. 호주의 블루스코프스틸과 인도의 에사르, 일본의 마루베니이토추스틸와 일본제철, 한국의 포스코 등이 현지 철강업체들과 각각 20억달러 이상의 합작투자를 진행하고 있다.
경제성장과 더불어 늘어나는 소득으로 평면TV의 수요도 크게 늘면서 LG와 삼성ㆍ도시바ㆍ샤프 등 한국과 일본 기업들의 진출이 활발하다. 현지언론인 자카르타포스트는 "LG와 도시바 등 주요 업체들이 올해 매출목표액을 상향 조정했다"며 "제품공급 확대를 위한 생산설비 투자와 공장 신설 등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인도네시아는 미국에 이어 세계에서 두 번째로 많은 페이스북 사용자와 세 번째로 많은 트위터 사용자를 가져 현지 업체들을 인수합병(M&A)하려는 다국적 정보기술(IT) 기업들의 경쟁도 치열하다. 야후는 위치기반 서비스를 제공하는 '코프롤'을, 그루폰은 인도네시아 최대 공동구매 업체인 '디스더스'를 지난해 인수했다.
이처럼 인도네시아가 글로벌 기업들의 각축장으로 변모하고 있지만 해결해야 할 과제들도 많다. 우선 가파른 속도로 상승하는 임금과 산업용 전기 및 연료가 생활용보다 비싸다는 점이다. 또 고성장으로 근로자의 임금이 치솟고 있는데다 노동자들의 파업시위도 빈번한 실정이다.
자카르타데일리는 "지난 2009년부터 4년간 평균 임금 인상률이 12%로 급격하게 치솟고 있다"며 "물가인상률을 감안한 실제 임금 인상률은 25%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이밖에 산업용 전기와 휘발유ㆍ경유 가격 등이 일반 생활용의 2배 가까이 돼 생산단가를 높이고 있으며 사업인허가 절차가 태국에 비해 4배나 늦는 점도 외국 기업들의 투자를 가로막는 요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