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부펀드 KIC, BoA에 발목

투자손실 만회 못해 9월까지 전략투자 손실률 40%

우리나라 국부펀드를 운용하는 한국투자공사(KIC)가 뱅크오브아메리카(BoA) 투자손실을 올해도 만회하지 못한 것으로 나타났다. KIC는 금융위기 전인 지난 2008년 2월 지금은 BoA에 합병된 메릴린치 주식 20억달러어치를 샀는데 4년이 넘도록 큰 손실을 본 채 투자금이 묶여 있는 것이다.

KIC가 19일 국회 기획재정위에 제출한 업무보고 자료에 따르면 9월까지 KIC의 전략투자 부문 투자원금 30억달러 중 현재 남아 있는 투자금은 18억달러로 12억달러 손실을 기록했다. 투자개시일 대비 40%의 손실률이다. 전략적 투자에는 BoA 투자원금 20억달러가 포함돼 있어 이 부문 손실액의 상당 부분은 BoA 투자실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손실액은 올해와 비슷한 12억5,000만달러였다.

문제는 앞으로도 당분간 BoA 투자원금은 회복하기가 어려울 것이라는 점이다. BoA 주가는 2008년 2월 인수 당시 1주당 42달러 수준이었지만 최근에는 9달러대까지 떨어졌다. 무려 75%나 주가가 빠졌다. BoA는 3ㆍ4분기 순익 규모가 3억4,000만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95%나 줄었다.

KIC는 이 같은 투자실적이 재정부로부터 50억달러 투자운용액을 받는 과정에서 걸림돌이 될까 전전긍긍하는 분위기다. 정부는 지난해부터 외국환평형기금 운용 계획을 수정해 지원액 100억달러 중 50억달러는 상반기 중에 제공하고 나머지 50억달러는 국회 승인을 받는다는 조건을 붙였다. KIC는 지난해에도 BoA에 발목이 잡혀 하반기 50억달러를 지원 받지 못한 상황이다.

KIC의 한 관계자는 "BoA 투자손실을 만회하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있다"며 "국회로부터 투자운용액을 추가로 받을 수 있도록 설명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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