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항공의 지주회사 전환에 대해 대체로 긍정적인 평가가 나왔다. 장기적으로 순환출자구조가 해소되고 기업경영이 투명해져 주주들의 이익에 도움이 될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지주회사 전환 이벤트만으로 주가가 단기 상승하기는 힘든 만큼 지주사 전환 내용을 꼼꼼히 살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송인찬 신한금융투자 지주회사 담당팀장은 25일 “기본적으로 대한항공의 지주회사 체제로의 전환은 기업가치 변화에는 영향이 없다”면서도 “지배구조를 간단히 하고 순환출자의 고리를 끊는다는 점에서는 긍정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항공은 지난 22일 회사를 한진칼홀딩스와 대한항공으로 분할하고, 대한항공은 기존과 같이 항공운송사업을, 한진칼홀딩스는 투자사업을 총괄하는 지주회사 역할을 한다고 발표했다.
정대로 KDB대우증권 선임연구원은 “순환출자 고리 차단으로 본업과 투자 사업 부문이 분리돼 기업의 역량을 한쪽에 집중할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이라며 “그룹 내 계열사의 리스크 전이를 차단하는 효과도 있기 때문에 주가 전망은 중립 또는 긍정적”이라고 밝혔다.
실제 과거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했던 기업들의 사례를 살펴보면 기업 투명성 제고와 실적 개선 등의 영향으로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 것으로 분석됐다.
지난 2009년 1월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한 두산의 경우 당시 9만6,000원선에서 현재는 12만8,000원선에 거래되고 있다. SK의 경우에도 지난 2007년 4월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할 당시 12만원선이던 주가가 현재는 16만원선까지 상승했다.
다만 지주회사 체제 전환이라는 이슈가 무조건적으로 주가 흐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하는 것은 아니라는 지적이다.
송 팀장은“과거 LG의 경우에는 지주회사 전환을 발표하고 난 이후 주가가 많이 빠졌다”며 “지주회사 전환이라는 이슈만으로 주가가 상승한다고 보기는 힘들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될 경우 투자자들은 기회비용 등을 고려해 지주회사와 사업회사의 주식 중 어떤 것을 가질지도 고려해야 하며, 따라서 회사가 지주회사 지분을 어떤 비율로 나누는지 등 세부사항을 꼼꼼하게 살펴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대한항공은 전거래일 보다 0.36% 내린 4만1,05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