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수학능력시험의 부족한 과목을 마지막으로 보충할 수 있는 여름방학이 성큼 다가왔다. 전략을 어떻게 세우느냐에 따라 1년보다 긴 7~8월이 될 수 있다고 선배들은 입을 모은다. 이 시기는 냉정하게 자신의 위치를 돌아보고 선택과 집중을 해야 할 마지막 기회다. 지난 4일 치러진 6월 모의평가에서 국어·수학·영어 과목이 대체로 쉽게 출제되면서 과목 간 선택과 집중은 더욱 중요해졌다.
전문가들은 우선 탐구영역에 만전을 기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사회·과학 탐구영역은 일부 과목을 제외하고는 대체로 난이도 있게 출제돼 주요 과목에서 실종된 '변별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탐구 과목에서 '신의 한 수'를 두는 게 중요해진 셈이다.
6월 모의평가를 기준으로 사회탐구는 학생들이 가장 많이 응시하는 생활과 윤리(16만316명)부터 1만명에 못 미치는 학생들이 응시하는 경제과목(9,762명)까지 과목별 응시인원 폭이 크다. 당연히 표준점수에도 차이가 있다. 표준점수가 높은 탐구영역을 선택하는 게 유리한 것은 탐구 영역 점수를 반영할 때 백분위를 이용해 변환표준점수를 활용하는 대학을 제외하고는 상당수 대학이 표준점수를 그대로 반영해 당락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세계지리·세계사·법과정치·사회문화 등은 표준점수 최고점이 71점으로 가장 높고 생활과 윤리가 67점으로 가장 낮았다. 과학탐구의 경우 물리Ⅱ와 화학Ⅱ가 77점으로 가장 높고 물리Ⅰ이 67점으로 10점 차이를 보였다. 6월 모의평가에서 탐구영역 만점자의 표준점수는 어떤 과목을 선택하느냐에 따라 인문계열은 7점, 자연계열은 19점이나 차이가 나기도 했다. 특히 과학탐구 영역은 연세대를 비롯한 일부 상위권 대학에서는 30%까지 반영하는 만큼 표준점수를 고려해 보고 주력해야 할 탐구 과목을 정해야 한다. 단 과탐의 경우 표준점수가 높다는 이유로 두 과목 중 하나를 Ⅱ과목으로 선택하기보다는 철저히 학습량과 나의 위치를 보고 판단하는 게 중요하다. 또 무분별하게 '상위권 학생들이 많이 선택한다' '응시 인원이 적어 불리하다' 등의 이유로 본인의 학습량과 관계없이 기존에 공부했던 탐구 과목을 제외했다가는 패착이 될 수 있다는 점을 명심해야 한다.
또 시급히 결정해야 하는 것은 자연계 수학 B형을 인문계 A형으로 전환해 응시할지 여부다. 이번 모의평가에서 전체 수험생 10명 중 6명에 해당하는 66%가 A형에 응시했는데 실제 수능시험에서는 70%가량이 응시할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에 따라 수학 B형에는 상위권 학생들 비율이 높아져 재수생 등이 합류하는 본 수능에서는 모의 수능보다 1∼2등급씩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중하위권 대학에서는 수학 A형 교차 응시자를 뽑는 대학이 많아 A형으로 전환할 경우 최대 2∼3등급까지 올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영덕 대성학력연구소장은 "수학 B형에서 4∼6등급을 받았다면 A형으로의 전환을 고민해봐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에 따라 인문계열의 경우 모의평가 이후에 A형을 응시하는 자연계열 학생들이 늘어나면서 2∼3등급 학생들의 성적분포가 크게 흔들릴 수 있다는 점을 염두에 둬야 한다.
마지막으로 수험생들이 유념해야 할 부분은 국어 과목이다. 이번 모의평가에서는 국어 B형은 만점을 받아야 1등급일 정도로 쉽게 출제됐지만 실제 수능에서는 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지난해 수능에서도 인문계 국어 B형이 어렵게 출제돼 사실상 변별력을 가르는 요소가 됐다. 전문가들도 모의평가 성적 분포 등을 고려할 때 국어 B형은 지금보다 어렵게 출제될 가능성이 높다고 말한다. 영어의 경우 절대평가 시행을 앞두고 쉽게 출제되는 경향이 계속되고 있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변별력을 확보하기 위해 최소한으로 난이도 조절을 할 수 있는 부분이 국어 영역이라는 것이다. 따라서 학생들은 국어 영역에서 어려움을 겪을 수 있는 과학·기술 등 소재가 포함된 비문학·고전문학 등을 평소에 지속적으로 익혀두고 어떤 소재를 만나도 당황하지 않도록 훈련하는 게 중요하다. 특히 방학 때부터는 실전에 맞춰 시간을 정해두고 하루에 한 시간이라도 기출문제 풀이를 거르지 않는 게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