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경제연구기관 사이에서 올해 우리나라 기준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관측이 사라지고 있다. 세월호 여파로 민간소비가 살아나지 않는 가운데 하반기 수출도 부진할 것이라는 관측 때문이다. 12일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현재 경기 수준을 '회복세에서 주춤하고 있는 상태'라 진단한 것도 이런 기준금리 동결론에 힘을 싣고 있다.
신민영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부문장은 이 총재 기자회견 후 기자와의 통화에서 "연초에는 올해 말에 가서 기준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고 전망했지만 이제는 동결 가능성이 크다고 본다"고 밝혔다. 그는 "1·4분기 내수 성장세가 약한데다 세월호 참사로 타격을 입었다"며 "올해 안에 기준금리를 인하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진단했다.
이준협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위원도 올해 안에 기준금리가 동결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그는 "내수 회복세가 미약한 가운데 하반기 수출 증가율도 크게 높지 않을 것"이라며 "이는 물가상승압력이 낮다는 뜻으로 하반기 기준금리가 올라갈 것으로 보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그렇기 때문에 정책 당국은 경기나 물가를 면밀히 관찰하면서 금리를 내리는 것도 배제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김성태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 역시 올해 내 기준금리 동결을 전망했다. 그는 "오는 7월 한은의 성장률 전망치가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며 "그러면 한은의 다음 전망이 나오는 10월까지는 금리가 올라가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김 연구위원은 "10월에 가서도 3·4분기 경기 속보치만 갖고 기준금리 향방을 결정해야 하는데 3·4분기 속보치가 크게 좋아질 가능성은 낮아 결국 올해 금리가 동결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올해 내 금리가 동결될 것이라는 전망은 외국 투자은행(IB) 사이에서도 주류를 이루고 있다. 12일 국제금융센터에 따르면 4월까지만 해도 해외 IB 사이에는 연내 금리가 인상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했으나 최근에는 연내 금리 동결 전망이 우세하다. 현재 연내 금리 동결을 전망하는 IB들은 골드만삭스·JP모건·시티그룹 등 6개사고 연내 금리 인상을 점치는 곳은 바클레이스·HSBC 등 4개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