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사가 회식자리에서 「폭탄주」(맥주를 담은 컵속에 양주를 부은 잔을 넣은 술)를 만들어 직원들에게 권유하였더라도 부하 직원이 이를 순순히 받아 마셔 사고가 발생했다면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서울지법 민사합의26부(재판장 심창섭·沈昌燮부장판사)는 11일 K모씨가 H종합금융㈜을 상대로 낸 장해보상 청구소송에서 이같이 판결했다. 그러나 재판부는 피고회사가 원고에게 지급한 퇴직금중 일부가 잘못 지급됐기 때문에 7,800여만원을 더 주라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회식 당시 그 분위기에 편승해 자발적인 의사에 의해 술을 마신 행위는 비록 음주행위로 인해 신체에 손상을 입었다 하더라도 이를 업무상 재해로 볼 수 없다』고 밝혔다. 원고 K씨는 지난 95년 1월 회사가 개최한 등산대회에서 등산을 마치고 회식에 참석, 폭탄주를 마신 다음 계단에서 굴러 떨어져 경추골절 등의 상해를 입고 노동능력을 74% 상실하자 회사를 상대로 장해보상을 요구하는 소송을 냈다. /윤종열 기자 YJYUN@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