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투자은행들이 원유·금속 등 각종 원자재 가격 하락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며 투자비중을 축소해야 한다고 잇따라 경고했다. 국제유가의 기준이 되는 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은 올 상반기 내내 배럴당 40달러 수준에 머무를 것으로 예상됐다.
28일(현지 기간) CNBC는 골드만삭스가 연료·금속·농작물·가축에 이르는 원자재에 대한 향후 3개월간 투자의견을 '중립'에서 '비중축소'로 낮췄다고 전했다. 골드만삭스 전략가인 크리스천 무엘러 글리스먼이 최근 시황자료에서 "석유시장의 한계비용 기준점이 재조정되고 있다"며 "올 상반기 국제유가는 WTI 기준으로 배럴당 40달러 부근에 머무를 것"이라고 밝혔다.
글리스먼은 원유재고량이 올해 말 정상수준으로 회복되겠지만 셰일오일 등의 생산단가가 더 떨어질 수 있어 유가 반등시점이 불확실하다고 덧붙였다.
바클레이스 역시 올해 평균 유가 전망치를 WTI는 배럴당 93달러에서 44달러로, 브렌트유는 85달러에서 42달러로 하향 조정했다. CNBC가 지난 27일 이코노미스트·투자전략가·펀드매니저 등 경제전문가 33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WTI 가격의 바닥은 배럴당 평균 40달러로 집계됐다.
다른 원자재 가격도 약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는 저유가 등에 따른 생산비용 하락으로 금속·광물 등의 가격이 향후 3년간 기존 전망치보다 10~20% 추가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특히 최대 소비국인 중국의 수요감소에 직면한 올해 구리 가격 전망치는 기존의 톤당 6,400달러에서 5,542달러로 13.4% 낮췄다. 철광석 가격 전망도 톤당 80달러에서 66달러로 17.5% 하향 조정했다. 바클레이스도 투자자들에게 구리·금 등의 자산을 매도하라고 권고했다. 다만 팔라듐·니켈·아연 등에 대해서는 매수 의견을 냈다. 블룸버그는 22개 주요 원자재 시세를 반영한 자사의 원자재지수가 26일 2002년 이후 가장 낮은 99.91을 기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sed.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