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부근의 또 다른 승부수

"생활가전 패배의식 버려라"
"발상 전환 1등 도전" 직원 의식개혁 나서


윤부근(사진) 삼성전자 소비자가전(CE) 사장이 생활가전 직원들과의 직접 대화를 통해 패배의식에서 벗어날 것을 강력히 주문했다. 생활가전에서도 1등을 하기 위한 전략으로 과거와의 단절을 내세운 것이다.

삼성전자에 따르면 윤 사장은 최근 생활가전 직원들을 만나 손병호 게임을 하고 자신의 경험을 직접 소개하며 용기를 가져줄 것을 주문했다.

윤 사장은 직원과의 대화 자리에서 첫 화두로 손병호(손가락 접기) 게임을 제안했다. 그는 "생활 가전을 원하지 않았는데 온 사람 손가락을 접으세요. 회사 생활이 재미없다면 또 접으세요. 직장생활에 롤 모델이 없어도 접으세요"라고 말한 뒤 "자신의 생각대로 풀리지 않는 사람도 접고 자신의 미래가 걱정인 사람도 손가락을 접으세요. 모두 주먹 쥐고 있나요"라며 모두 주먹을 쥘 것으로 제안했다.

주먹을 불끈 쥔 직원들을 향해 윤 사장은 자신의 이야기를 풀어갔다. 그는 "난 고등학교만 5년 다닌 사람이 됐지만 삼성전자 사장 자리에 있지 않느냐"며 "기죽지 말고 용기를 가지고 강하게 밀고 나가달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삼성전자 TV사업부에 입사해 사장이 되기까지 달려왔지만 처음에 입사했을 때 사장이 될 수 있을까 꿈을 꿀 수도 없었다"며 "주어진 환경에 적응하고 살아남는 것, 계속 목표를 변경하고 새로 세우며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윤 사장은 이어 "생활가전 사업부의 목표는 사업부 내 패배의식 척결과 사업부 정상화"라며 "이를 달성하기 위해 긍정적 수용 자세와 도전정신, 발상의 전환 등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가전사업부가 발상의 전환을 하는 순간 발전할 가능성이 충분하다"며 "기존에 해도 안 된다는 생각과 틀에 박힌 박스 안에서 벗어나자"고 자신감을 심어줬다.

덧붙여 윤 사장은 "계속 핑계만 대고 옆 사람 탓을 하면서 소통이 부재되고 결국 벽을 쌓는 이런 문제를 근본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며 "그러기 위해서는 긍정적인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자신을 응시하고 있는 직원들을 향해 윤 사장은 강한 어조로 "일이 닥치면 절대 피하면 안 되고 돌파해보자"며 "힘들더라도 조금만 참고 2~3년만 고생해보자"고 강조했다.

윤 사장은 1시간여 진행된 소통의 시간 말미에 직원들에게 다시 주먹을 올려달라면서 손병호 게임을 제안했다. "기죽지 않겠다. 실패를 두려워하지 않겠다. 세상의 주인공이 되겠다. 생활가전의 도약을 믿는다. 우리의 미래가 기대된다. 이제 다섯개의 손가락이 모두 다 펴졌나요?"

TV에서 1등 신화를 만들어낸 뒤 생활가전 사업부에서 직원들과의 소통에 직접 나서는 등 의식 개혁에 나선 윤 사장이 앞으로 어떤 성과물을 내놓을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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