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가 일관되게 부인하고 있지만 박근혜 대통령이 국정과제 집행 속도를 높이고 공직 기강을 다잡는 차원에서 부분적으로 개각을 할 것이라는 전망이 정치권과 관가에서 솔솔 흘러나오고 있다.
특히 여당인 새누리당 내에서는 오는 2월25일 집권 1년을 맞아 업무실적이 저조하고 국민 평가가 낮은 부처 수장에 대해서는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교체해야 한다는 주장이 강하게 제기되고 있다.
또 6·4 전국동시 지방선거를 앞두고 일부 장관이 접전이 예상되는 지역에 차출될 가능성이 있어 2월 말이나 3월 초 박 대통령이 부분 개각에 나설 것이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6·4 지방선거에 나서려는 공직자는 선거일 90일 전(3월6일)에 공직에서 사퇴해야 하기 때문에 3월 초 이전에는 개각이 현실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에서는 현오석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등 일부 경제부처 수장의 교체론이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여권의 한 고위관계자는 "철도 불법파업 사태, 창조경제, 복지정책 등을 놓고 경제부처가 우왕좌왕하는 모습을 보였다"며 "민간투자·내수활성화를 통한 경기부흥을 위해서는 새로운 인물과 리더십이 필요한 시점"이라고 지적했다.
박 대통령이 경제정책의 연속성과 일관성을 중시해 현오석 경제팀을 그대로 끌고 갈 가능성이 현재는 높은 편이지만 여권 내 분위기와 국민 여론에 따라 교체카드를 꺼내 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스타급 장관'인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과 조윤선 여성가족부 장관 등이 6월 지방선거에 출마할 경우 2~3개 부처에 대한 개각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청와대는 이처럼 여권에서 불고 있는 개각설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숨기지 않고 있다. 이정현 청와대 홍보수석은 2일 총리실 1급 공무원들의 사표제출에 대해 "개각은 현재로서는 전혀 검토되고 있는 것이 없다"면서 "언론에서 나오는 개각 관련 보도 자체가 행정부를 흔들게 된다. 관련 보도는 자제해주면 좋겠다"고 말했다.
청와대의 이 같은 입장표명에도 불구하고 지난 8월 박 대통령이 청와대 분위기 쇄신 차원에서 허태열 비서실장과 일부 수석비서관을 전격 교체했던 전례를 감안하면 2월 말이나 3월 초에 부분 개각이나 원 포인트 개각을 단행할 가능성이 크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청와대 비서관과 행정관에 대한 인선은 급물살을 타고 있다. 당장 인선 작업이 진행 중인 자리만 하더라도 김행 전 대변인의 사퇴로 공석이 된 대변인과 법무비서관, 여성가족비서관 등 세 자리다. 이에 더해 신설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사무처장(국가안보실 1차장 겸임), NSC 사무차장(국가안보실 정책조정비서관 겸임)까지 감안하면 인사를 반드시 해야 하는 자리는 5자리에 이른다. 청와대는 이미 지난해 말 행정관급 30여명에 대한 승진 인사를 단행했다. 청와대 관계자는 "대변인의 경우 언론과 소통을 잘하는 분이면 좋겠다"면서 "다음주에는 선임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여권 일각에서는 수석비서관까지 개편 대상이 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놓고 있다. 지난해 8월 초 임명된 '2기 청와대'의 사령탑인 김기춘 비서실장까지 포함, 1·2기 청와대 수석들이 함께 물러나고 사실상 '3기 청와대' 진영이 갖춰지는 전격적인 개편도 필요하다는 주장이 새누리당 일각에서는 제기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