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 인터넷시대의 증권영업전략

최근 증시에서 인터넷 회사를 포함한 정보통신 관련주의 주가 상승세가 뚜렷한 흐름을 형성해가고 있다.금융이나 건설업 등 소위 대중주 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수출의 주역인 자동차나 조선 등 여타 업종의 주가가 정체 내지 하락곡선을 그리는 것에 비해 정보통신 관련주는 초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주가 차별화」에 따른 투자자들의 상대적 박탈감이 새로운 문제로 대두되고 있기도 하다. 하지만 이같은 주가차별화 현상을 그동안 간간히 나타났던 단순한 증시내 특정 「패션」으로 국한시켜 이해할 수는 없어 보인다. 왜냐하면 이미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통신산업은 경제 전체의 지도를 바꿀 수도 있는 커다란 흐름이기 때문이다. 우리나라의 경우 지난 96년께부터 본격적으로 보급되기 시작한 인터넷은 3년만에 사용자수가 600만명을 넘어섰다. 또한 연간 사용자수 증가율이 80%를 넘어서고 있는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 3년후인 2002년에는 전체 인구의 절반 가량이 인터넷을 사용하게 될 전망이다. 인터넷 사용자수의 빠른 증가는 초창기와는 달리 갈수록 경제 전반에 미치는 영향력이 증가할 수 밖에 없다. 우선 빠른 통신에 대한 수요가 증가하면서 통신산업에 대한 인프라 구축이 촉진될 수 밖에 없고, 이는 유·무선통신 모든 분야에 걸쳐 나타날 것이다. 게다가 이미 새롭게 부각되고 있는 전자상거래의 규모와 범위도 폭발적으로 증가하게 된다. 미국의 아마존이 서적 판매시장을 석권한 데 이어 판매품목을 모든 상품으로 확대한 것에서 확인되듯이 도서와 음반 등 제한된 품목에서 형성되기 시작한 전자상거래는 가전제품과 생활용품, 그리고 자동차와 주택에 이르기까지 모든 상품으로 파고들고 있다. 전자상거래 대상품목의 증가와 더불어 재택근무, 금융거래 전산화 등이 더욱 확산될 경우 경제생활 전체가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 인프라를 통해 이뤄지게 된다. 따라서 21세기 기업경영 역시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정보화 부문에 초점을 맞춰야 하는 것은 이제 의심의 여지가 없는 추세로 자리잡고 있다. 증권업계는 이같은 정보화 물결의 파고가 다른 어느 업종보다 높게 일고 있다. 이미 주식거래 약정의 50%정도가 사이버거래를 통해 이뤄지고 있고 투자정보 역시 증권회사의 홈페이지 뿐만 아니라 투자정보를 전문으로 취급하는 인터넷 홈페이지를 통해서도 제공되고 있는 실정이다. 사이버거래 전문 증권회사의 설립 인가도 났다. 이처럼 급격하게 변화하는 환경에 적응하기 위해서는 우선 회사내 통신 인프라의 구축이 가장 절실한 과제다. 대용량의 접속회선 확보와 초고속 통신망의 구축을 통한 서비스 제공은 사이버거래를 위한 기본 인프라다. 구축된 인프라를 활용할 수 있는 풍부한 컨텐츠의 제공 역시 시급히 해결해야 할 숙제다. 기존의 활자화된 투자정보의 인터넷 수용은 물론 인터넷 공간에서의 투자상담, 그리고 쌍방향 TV 등 새로운 미디어도 도입해야 한다. 이와 함께 모든 사이버 공간을 통한 영업활동은 개별화된 고객과 회사가 직접 연결돼 이뤄지는 만큼 다양한 고객의 니즈에 부합할 수 있는 차별화된 서비스의 제공도 선결과제다. 이밖에 소매영업 뿐만 아니라 기업금융, 법인영업 및 국제영업 등도 네트워크에 기반을 둔 형태로 새롭게 개편돼야 한다. 도매영업 부문의 네트워크는 단순한 정보전달 차원을 떠나 기업과 기업간 거래의 중개와 정보의 공유 등을 사이버상에서 직접 연결하는 형태로 이뤄지게 된다. 신규 영업영역의 개척과 고객의 발굴 등 모든 영업활동이 인터넷에 기반을 두고 추진될 것이다. 결국 21세기 증권회사의 영업활동은 기존의 인맥과 인간적인 유대를 기초로 한 것에서 탈피, 인터넷 공간에서의 차별화된 정보를 기반으로 한 보다 다양하고 과학적으로 접근하는 근본적인 방식의 변화가 뒤따라야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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