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증시도 앨런 그린스펀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의 추가 금리인상 시사발언으로 하락했으며 독일·영국·일본·홍콩·싱가포르 증시 등 세계 주요증시가 동반폭락 현상을 보였다.23일 주식시장에서는 국내 금리급등과 함께 미국의 금리인상 가능성 및 중국 위안화 평가절하 조짐, 대우문제 등 악재가 상승작용을 일으키며 투자심리를 위축시켰다.
이와 함께 대우그룹의 단기유동성 위기, 미·일의 증시 약세, 외국인들의 매도세 지속, 선물급락에 따른 프로그램 매도도 지수폭락을 불러일으켰다.
특히 오후들어 선물지수 폭락과 함께 외국인들의 매도세 강화 등의 매수세 실종 속에 투매양상이 일어나며 종합주가지수가 전날보다 무려 71.70포인트 폭락한 904.96포인트를 기록했다. 이는 하루 중 사상최대의 폭락이다. 종전 사상최대 폭락은 지난 6월9일의 50.14포인트였다. 하락률은 7.34%로 연중 최고이다.
증권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인 900포인트가 붕괴될 경우 60일 이동평균선인 870포인트대까지 밀릴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이날 회사채 유통수익률은 전날보다 0.50%포인트 급등한 9.60%, 국고채는 0.20%포인트 상승한 8.80%를 기록했다.
한국은행이 하반기 물가상승 압력이 커질 것으로 진단하며 금리인상 및 통화긴축 등 안정책을 마련할 것이라는 전망이 금리에 악영향을 미쳤다. 또 만기 공사채형 수익증권의 환매와 대우그룹 문제까지 겹쳐 금융시스템이 혼란에 빠지는 양상마저 보였다.
채권전문가들은 『정부 및 한은이 획기적인 금융시장안정책을 마련하지 않을 경우 회사채 금리의 두자릿수 진입도 배제할 수 없는 상태』라고 말했다.
선물지수가 이날 오후1시6분 5포인트 이상 떨어지자 매매를 5분간 정지하는 서킷브레이크가 발동되기도 했다.
선물과 현물가격 차이인 시장베이시스가 마이너스 2포인트 이상 벌어지는 백워데이션 현상이 발생하며 프로그램 매도물량이 1,676억원이나 쏟아졌다.
전문가들은 심리적 지지선인 900포인트대가 무너질 경우 60일 이동평균선이 걸쳐 있는 870포인트까지 밀릴 가능성이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날 1,650억원의 순매도를 보였고 기관들은 598억원의 매도우위를 나타냈다. 프로그램 매도물량을 감안할 경우 국내 기관들은 700억원 이상의 매수우위를 보인 것으로 분석된다. 개인들은 2,457억원의 순매수를 보였다. 상승종목은 상한가 48개를 포함해 161개에 불과한 반면 하락종목은 하한가 27개 등 684개에 달했다.
한편 미국 연준리의 앨런 그린스펀의장이 인플레 조짐을 보일 경우 금리를 인상할 수도 있다고 발언해 금리인상 가능성이 재차 부각됐고 이에 따라 엔·달러 환율이 약세를 보였다. 이는 미국 및 일본의 증시하락을 유발했고 국내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22일 뉴욕증시의 다우존스 공업평균주가지수는 장중 한때 122포인트까지 급락했다가 후반에 회복돼 전일보다 33.56포인트(0.3%)가 빠진 1만969.22포인트에 마감됐다. 특히 나스닥 지수는 77.33포인트(2.8%)가 빠진 2,684.44포인트에 폐장됐다. 유럽에서도 독일 나스닥 지수가 1.4%, 영국 FT_SE지수가 0.5% 하락했다.
23일 도쿄의 닛케이 지수는 전날보다 195.90(1.1%) 포인트 떨어진 1만7,534.44엔에 마감됐으며 홍콩 항셍지수는 2.4%, 싱기포르 스트레이트 타임스 지수 역시 4.2%의 급락세를 나타냈다.
이정배기자LJBS@SED.CO.KR
뉴욕=김인영 특파원INKIM@SED.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