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유가와 엔화 약세의 영향으로 해외 여행객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일본으로 여행간 한국인 관광객 수가 올들어 42% 늘었다.
반면 국내에 들어오는 외국인 관광객은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여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20일 관광지식정보시스템에 따르면 올해 1∼7월 해외 여행객은 1,082만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906만명)보다 19.4% 늘었다. 이는 지난해 연간 해외 여행객 증가율인 8.1%를 크게 뛰어넘는 것이다. 해외 여행객은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8년 10.0%, 2009년 20.9% 감소했지만 이후엔 꾸준한 증가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31.5% 급증했고 2012∼2014년엔 8% 초반대의 증가율을 보였다.
상반기에 나타난 원화 강세로 여행비 부담이 줄어든 것이 해외 여행객을 늘린 주요 요인으로 꼽힌다. 특히 지난해 100엔당 996.19원이었던 연평균 원/엔 환율이 올해 상반기 평균 913.91원으로 떨어진 영향이 컸다. 지난 6월 평균 환율(100엔당 898.97원)은 900원 아래로 떨어지기도 했다.
김성태 한국문화관광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국제유가 하락과 저가항공사의 성장으로 항공권 가격이 전반적으로 저렴해진 점도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내국인 해외여행이 증가했지만, 외국인 관광객 수는 메르스 사태로 타격을 받았다.
올해 1∼7월 외국인 관광객은 730만5,000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798만명)보다 8.5% 감소했다. 올들어 지난 6월까지만 해도 누적 관광객 수가 0.8% 증가한 상태였지만 7월 관광객이 급감하면서 감소세로 돌아섰다.
지난 7월 한국을 찾은 외국 관광객은 62만9,737명으로 지난해 동기 대비 53.5% 줄었다. 이는 6월 감소 폭(41.0%)보다 더 큰 것이다.
특히 과거 사스(중증호흡기증후군) 피해를 경험해 전염병 감염에 민감한 대만과 홍콩 관광객이 감소 폭이 각각 84.1%로 두드러졌다. 최대 방한 국가인 중국 관광객 수는 63.1% 줄었다.
관광수지 적자도 심화되고 있다.
올해 1∼6월 관광수지는 22억7,600만달러(약 2조7,000억원) 적자였다. 지난해 한 해 동안 본 적자인 17억100만달러를 훌쩍 넘어서는 수준이다.
한국 관광업이 고전하는 동안 일본을 방문한 외국인은 올해 1∼7월에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47% 급증했다. 일본 정부 관광국(JNTO)이 발표한 올해 들어 7월까지 외국인 방문자는 1,105만명이었다. 엔화 약세 기조에 더해 비자 발급 요건을 완화하는 등 일본 정부가 적극적인 관광객 유치 정책을 펼쳤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국가별로는 중국인 관광객이 113.8% 늘어난 275만5,500명으로 가장 많았고 한국인이 41.7% 증가한 216만3,100명으로 2위를 기록했다.
이렇다보니 정부는 지난 14일부터 외국인을 대상으로 한 할인 행사인 ‘코리아 그랜드 세일(Korea Grand Sale)’을 역대 최대 규모로 여는 등 일본·홍콩으로 향하는 관광객의 발길을 돌리는 방안을 고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