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민정부 들어 처음… 520여명 “망중한의 시간”/한보사태·현철씨 사건후 분위기 일신 위함인듯김영삼 대통령은 12일 하오 청와대 녹지원에서 5백20여명의 전·현직 비서실 직원들과 자리를 함께 하며 모처럼 망중한을 가졌다.
김대통령이 전·현직 청와대비서실 직원 5백여명을 초청해 다과를 함께 한 것은 문민정부들어 처음이다.
청와대가 이같은 모임을 마련한 것은 한보사태와 김현철씨 사건 등으로 침체된 청와대 비서실 분위기를 바꾸고 그동안 대통령이 일일이 챙겨주지 못한 비서관급 이하 직원들을 격려하기 위한 것이라고 한 관계자는 설명했다.
그러나 대통령부인 손명순 여사는 이날 행사에 참석하지 않았다.
김대통령은 이날 마이크를 사용한 연설을 일체 하지 않고 11개 수석비서관실별로 마련된 테이블을 돌며 개별적으로 이들과 악수를 하고 기념촬영만 했다.
이날 행사에는 초대 박관용, 2대 한승수, 3대 김광일 비서실장과 이석채 경제, 유종하 외교안보, 김영수 사정, 김양배 농수산, 박성달·이의근 행정, 이경재 공보, 유도재 총무 등 전직 수석비서관들을 비롯 전직 5급 이상 비서실 직원 2백45명이 참석했다. 김용태 비서실장, 강인섭 정무수석, 김인호 경제수석 등 수석비서관 전원을 포함, 현재 근무중인 직원들도 대거 참석했다.
그러나 이원종 전 정무, 김정남 전 교육문화수석은 개인 사정으로, 한이헌 전 경제수석은 모친상을 당해 불참했다. 또 한보비리 사건으로 구속된 홍인길 전 총무수석과 해외에 체류중인 주돈식 전 정무·공보, 구본영 전 경제, 정종욱 전 외교안보수석은 참석치 못했다.
한편 청와대는 이날 행사가 국민들에게 「대통령이 이제 퇴임준비를 하는구나」라는 잘못된 인식을 심어 줄 것을 우려, 출입기자들에게 「보도 자제」를 요청하기도 했다.<우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