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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별규제로 기업가정신이 소멸되고 있습니다."
김홍국(사진) 하림그룹 회장은 지난 25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전국경제인연합회 하계포럼에서 기자들과 만나 "기업을 잘하려면 환경이 조성돼야 하는데 이것을 방해하는 핵심이 차별규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규제가 많은 나라에서 기업가는 눈에 보이지 않는 투자 외에는 안 하게 된다"며 "특히 중소기업은 도와주고 대기업은 옥죄는 차별규제가 문제"라고 지적했다.
그는 중소기업에 대한 정부의 과보호와 이에 따른 대기업 규제가 실제로는 효과가 작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우리가 인위적으로 무엇을 하면 될 것 같지만 결과는 정반대로 나온다"며 "중소기업과 재래시장이 잘될 것 같은데 잘 안 된다"고 설명했다.
이는 정부나 남에게 과도하게 기대는 게 원인이라고 김 회장은 분석했다. 그는 "우리나라가 농업단지 지원율 1위인데 정부 지원을 가장 많이 받으니까 가장 잘돼야 하는데 제일 안 된다"며 "어떤 농업단지는 100% 부도인데 비즈니스는 냉정한 것"이라고 했다. 한 번은 사줄 수 있지만 비싼 물건으로는 지속적인 장사가 절대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김 회장은 이어 "우리나라 소상공인의 성공 비율은 18%로 80%가 망하는데 이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의 2배 이상"이라며 "정치인들은 정부가 지원을 늘리면 다 잘될 수 있다고 생각하는데 그게 아닌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기업가정신은 보이지 않는 미래를 보는 것"이라며 "그러려면 긍정적이어야 하고 도전과 모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 회장은 "DNA가 맞아야 한다는 것인데 아무것도 모르는 사람이 기업을 한다고 하면 정부에서 지원을 받아도 100% 망한다"며 "정부의 지원에 기대지 말고 자신의 적성에 맞는 일을 하는 게 가장 중요하다"고 역설했다.
팬오션 인수에 따른 '승자의 저주' 우려에 대해서는 "팬오션은 좋은 유전자를 갖고 있고 팬오션 안에 곡물사업부를 두겠다"며 "팬오션이 법정관리를 받으면서 비싸게 빌린 배를 다 정리했다"고 밝혔다. 이어 "10여년 전부터 곡물 사업을 하고 싶었으며 하림그룹이 동북아에 곡물을 공급하는 쪽으로 사업을 키우면 시너지 효과가 굉장할 것"이라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