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올해 재정적자가 6,420억달러에 그칠 것으로 전망됐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 취임 이래 연간 재정적자가 1조달러 아래로 떨어지는 것은 올해가 처음이다.
14일(현지시간) 초당적 기구인 미 의회예산국(CBO)은 2013회계연도(2012년 10월1일~2013년 9월30일) 재정적자 규모를 6,420억달러로 예상했다. CBO가 지난 2월 올해 적자규모를 8,450억달러로 예상했던 것과 비교할 때 불과 석 달 사이 2,030억달러(24%) 줄어든 셈이다.
오바마 대통령이 취임한 2009년 이후 지난해 1조1,000억달러를 비롯해 지금까지 미국의 재정적자는 4년 연속 1조달러를 넘어섰다. 미국이 재정흑자를 기록한 것은 2001년이 마지막이다.
이처럼 올해 예상 재정적자 규모가 큰 폭으로 줄어든 것은 기업과 개인에서 거둬들이는 세수가 호조를 보이는데다 주택시장 부활에 따른 국영 모기지 업체 페니메와 프레디맥의 경영실적 개선으로 정부 재정 투입규모가 줄어들고 금융위기 이후 정부로부터 받았던 구제금융이 속속 상환되고 있기 때문이다.
CBO는 세수증대 규모와 관련해 종전의 예상보다 올해 개인으로부터 690억달러, 기업 부문에서 400억달러를 추가 징수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와 더불어 페니메와 프레디맥으로부터 늘어나는 세수는 950억달러에 달할 것으로 예측됐다. 미 재무부에 따르면 지난달 세수는 전년동월 대비 28% 증가했다.
부유층의 세금과 중산층의 소득세 증가, 시퀘스터(예산 자동삭감)에 따른 예산삭감 등은 이미 종전 전망치에 포함돼 이번 적자감축의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는다. CBO는 2014회계연도에는 재정적자 규모가 5,699억달러로 더욱 줄어들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척 헤이글 미 국방장관은 시퀘스터 후속조치로 국방부 소속 민간인 직원 최소 60만명을 상대로 오는 7월8일부터 11일간씩 무급휴가를 실시한다고 이날 밝혔다. 무급휴가 일수는 애초 22일에서 14일로 줄어든 데 이어 다시 11일로 축소됐다. 무급휴가 대상자는 60만~68만명에 달할 것으로 추산됐다. 미 국방부는 3월 발효된 시퀘스터에 따라 올 회계연도에 370억달러의 지출을 추가로 줄여야 하는 상황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