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서아프리카 에볼라 유행지역에 의료진을 파견하기로 결정한데 대해 보건의료 전문가들은 한 목소리로 “장비와 매뉴얼 등을 완벽하게 갖춰 만일의 감염에 철저하게 대비해야한다”고 21일 강조했다.
우선 전문가들은 지금까지 우리나라가 대규모 신종 감염병에 대응해본 경험이 사실상 없기 때문에, 관련 매뉴얼이 거의 전무한 상태라는 점을 지적했다.
신현영 대한의사협회 홍보이사는 “최근 외국 의료진이 진료 과정에서 에볼라에 감염되는 사례가 빈번하다”며 “하지만 국내의 경우 감염 예방을 위해 가장 필요한 ‘보호장비 착용 매뉴얼’조차 제대로 된 게 없다”고 현실을 전했다.
김우주 대한감염학회 이사장도 “우리 의료진의 에볼라 감염을 막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철저한 개인보호장비(PPE) 착용이 필수”라며 “실제 환자들이 피를 토하거나 설사를 하는 상황에서 의료진이 오염물질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고, 완벽하게 장비를 갖췄더라도 피부와 접촉하지 않고 장비를 벗는 일이 쉽지 않다”고 우려했다.
김 이사장은 이어 “이 부문의 선진국인 미국조차 간호사협회의 요청으로 미국 질병예방통제센터(CDC)의 감염예방 프로토콜 업데이트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런 점까지 반영해 우리도 엄격한 감염예방 기준을 갖춰야한다”고 강조했다.
매뉴얼 뿐 아니라 부족한 장비도 문제로 거론됐다.
김 이사장은 “신종플루 등이 발생했을 때 국내 의료진도 보호장비를 착용했지만 가장 보호 수준이 낮은 ‘레벨 D’ 장비를 사용했다”며 “미국 내 의료진은 에볼라 환자를 돌볼 때 전신을 감싼 우주복 같은 ‘레벨 C’의 보호장비를 입는데, 재활용도 불가하고 워낙 비싸 우리나라의 ‘레벨 C’ 보유량은 제한적이라고 알고 있다”고 말했다.
/디지털미디어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