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증시의 주가지수를 대표하는 뉴욕증시의 다우존스(DJ)지수는 지난 15일 한때 심리적 마지노선인 1만포인트가 붕괴되기도 했다. 결국 DJ지수는 전날에 비해 266.90포인트(2.59%)가 떨어진 1만119.71포인트에 거래를 마쳤지만 이는 작년 10월1일 이후 최대의 하락폭이다. 미국은 지금 증시가 또 한바탕 붕락을 거듭하지나 않을까하는 우려로 온통 술렁대고 있다. 미국 증시의 움직임은 곧바로 한국을 비롯, 아시아 전역에 엄청난 파장을 드리운다는 점에서 주시해야 할 때다.미국증시가 이번에 갑작스럽게 폭락하게 된 것은 앨런 그린스펀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의장의 증시과열 경고 발언과 생산자물가지수(PPI) 때문이다. 그린스펀 의장은 최근들어 미국의 주가가 과대평가 됐다고 잇따라 경고, 투자자들의 주의를 촉구했다. FRB의 분석에 따르면 미국의 주가는 현재 약 30% 정도가 거품(버블)이라는 것이다. FRB는 증시가 열기를 식히지 않을 경우 오는 11월 16일로 예정된 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려 버블을 빼겠다는 의도다. PPI도 9년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 지난 9월의 PPI는 당초 예상치 보다 3배나 높은 1.1%를 나타냈다. 인플레가 가시화되고 있다는 의미다.
사실 10월은 뉴욕의 월가가 가장 싫어하는 달이기도 하다. 지난 29년 10월 24일 뉴욕증시의 대폭락과 함께 대공황이 시작됐고, 87년 10월19일은 이른바 「블랙 먼데이」로 기록되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도 러시아 사태로 세계증시가 폭락한바 있다. 오늘(한국시간 19일) 발표되는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증시 향방에 중요한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증시에도 적색경보가 내려졌다. 뉴욕증시의 DJ지수와 국내주가의 상관관계를 보더라도 하락세는 거의 비슷한 퍼센티지를 보이고 있다. 그만큼 세계증시의 동시성·동조화에 따라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뜻이다. 벌써부터 증시에는 각종 시나리오가 등장, 투자자들을 불안하게 하고 있다. 이럴 때일 수록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 부화뇌동은 금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