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위비 비준 지연에.. 한국 근로자 무급 휴가

주한미군 한국인 근로자.. 오는 4월부터 강제 무급휴가 받을 듯

주한미군 방위비분담 특별협정(SMA)의 국회 비준이 지연되면서 미군기지에서 근무하는 8,500여명의 한국인 근로자들이 강제 무급 휴가를 받을 상황에 놓였다.

조태영 외교부 대변인은 27일 정례브리핑에서 “주한미군 측은 방위비분담 협정 미발효시 한국인 근로자에게 4월 1일부터 강제 무급휴가를 발동할 수밖에 없다고 우리 측에 여러 차례 설명해 왔다”며 “정부는 조속한 국회 비준을 강력히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어 “주한미군에서 일하는 우리 근로자 전체 임금의 약 30%를 미군 측이, 70%를 우리 측이 각각 부담한다”면서 “미군 측이 부담할 수 있는 금액으로는 3월 말까지 임금을 지급할 수 있다고 한다”고 밝혔다. 올해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은 약 9,200억 원이며 이중 인건비 비중은 40%가량으로 알려졌다.

조 대변인은 군사건설 분야의 미집행금을 근로자 임금으로 지급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미집행금은 모두 용처가 이미 정해져 있는 것으로 안다”며 “군수·군사 건설 분야 신규사업 발주가 어려워지면서 금년도 이월액이 증가하고 이들 사업 부진으로 군수 분야의 우리 중소기업 조업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국회 외교통일위원회 관계자는 “관련 법안은 4월 국회에서 처리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해, 미군기지에서 일하는 한국인 근로자들이 강제 무급 휴가 상황에 처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민주당은 분담금에서 발생한 이자수익 전용 문제 등을 이유로 한미간 추가 협상을 요구하는 반면, 새누리당은 일부 사안을 재조정할 경우 협상을 처음부터 다시해야하기 때문에 재협상이 불가능하다는 입장이다.

한편 정부는 미국과 베트남이 원자력협정을 체결하며 협정 본문에 사용후 핵연료 농축과 재처리를 금지한 조항을 넣지 않은 것에 대해 “면밀히 주시하고 있다”는 원론적 입장을 밝혔다. 조 대변인은 “협정 원문이 외부에 공개되지 않아 우리 정부가 공개 논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면서도 “정부는 한·미 원자력협정의 선진적, 호혜적 개정을 위해 노력하고 있고 미국이 타국과 체결하는 협정 동향도 면밀하게 주시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미 양국은 지난달 한미 원자력 협정 만기일을 2달 연장한 뒤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 문제를 놓고 협상을 진행 중이며, 이번 베트남과 미국의 협정 체결로 우리측에 유리한 협상 환경이 조성됐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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