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우중-정몽구] '자동차전쟁' 본격화

김우중 대우회장이 자동차 사업에 전념키 위해 부평공장 상주를 선언하고 나서 현대차 정몽구 회장과 「자동차 전쟁」이 뜨거울 전망이다. 金회장의 관심이 온통 그룹 구조조정문제에 집중돼 왔던 시기에 자동차 내수시장에서 현대(기아자동차 포함)는 대우를 앞섰다. 5월까지 현대(정공포함)는 21만967대(시장점유율 48.6%), 기아(아시아포함)는 9만7,394대(22.4%)의 자동차를 팔아 두 회사의 점유율이 71%에 달했다. 반면 대우(쌍용포함)는 12만3,015대로 28.3%의 시장 점유율을 유지하는 데 그쳤다.대우는 지난달에는 1년 6개월 동안 유지해 왔던 내수 2위 자리마저 기아자동차에 빼앗기는 수모를 겪고 있다. 이같은 상황에서 金회장의 부평공장 상주선언은 자동차를 중심으로 그룹 전체의 위기를 정면 돌파하고 빼앗긴 내수시장을 다시 정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의지로 해석되고 있다. 그는 주요계열사가 위기에 처할 때마다 특유의 돌파력을 과시해왔다. 89년 대우조선의 대규모 노사분규 당시 2년간, 또다시 92년 GM과 결별 후 2년간 그는 옥포조선소와 부평공장에서 먹고 자며 회사를 정상으로 올려놨다. 「라노스」˙ 「누비라」 ˙「레간자」 등 3개 차종 동시 출시는 세계 자동차사에서 전례를 찾기 힘든 발상이라는 평가를 받았고 대우차의 국내시장 2위 점령의 견인차가 됐다. 이에 맞서는 정몽구(鄭夢九) 현대 및 기아자동차회장도 사업열정에는 金회장에게 뒤지지 않는다. 올 초 현대와 기아차 회장에 취임 후 지난해 42.5%에 머물렀던 현대의 시장점유율을 6월 말 현재 47.6%로 끌어 올렸고 승용차 시장점유율은 39.5%에서 49.5%로 높여놨다. 『다른 건 몰라도 판매에 관한한 베테랑이다. 어디를 파고 들어야 되는지 맥을 아는 것 같다. 올들어 판매 목표에 미달한 적이 전무하다』는 게 내부 관계자들의 평가다. 지난달 18일~25일간 취임 후 첫 미국시장을 방문한 것을 계기로 지난달 수출대수는 현대자동차의 창사 이래 월별 기록으로는 최대치인 7만8,970대를 달성했다. 말을 아끼면서 한번 맡긴 중역들에 대해 무한한 신뢰를 보내는 것도 독특한 경영 스타일로 알려져 있다. 내수시장에서 쫓는 金회장과 쫓기는 鄭회장. 두회장의 경쟁이 국내차 시장에 어떤 파장을 미칠 지 주목되고 있다. /정승량 기자SCHUNG@SED.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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