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의 중국 방문을 계기로 영국 정가 내에 정부의 '대중 외교력'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올랑드 대통령이 중국에서 환대 받는 모습을 지켜본 영국 정가에서는 대중 외교경쟁에서 앙숙인 프랑스에 밀리는 것이 아니냐는 불안감이 번지고 있다. 데이비드 캐머런 영국 총리의 방중 의사는 인권 문제 등과 맞물린 중국 측의 냉대로 철회됐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영국 일간지 가디언은 "중국이 프랑스와 돈독한 관계를 과시한 것은 캐머런 영국 총리에 대한 분풀이 효과도 노린 것"이라고 분석했다.
캐머런 총리는 지난해 5월 '종교계의 노벨상'으로 불리는 템플턴상 수상을 위해 런던을 방문한 티베트 지도자 달라이 라마를 비공개로 만나 중국 정부의 반발을 산 바 있다.
당시 우방궈 전국인민대표대회 상무위원장이 영국 방문 일정을 취소하면서 양국 관계는 냉각됐고 현재까지 여전히 소원한 상태다. 캐머런 총리는 이후 관계개선을 위해 중국 방문을 추진했지만 중국 측의 냉랭한 반응에 철회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영국은 막대한 중국 자본을 유치하기 위해 런던을 위안화의 국제거래 거점으로 만드는 계획을 추진하고 있다. 원자력발전소ㆍ철도ㆍ공항 등 영국의 인프라 사업에 중국 자본의 유치도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인권 문제에 대해 불편한 시각을 드러낸 중국 정부로 인해 각종 경제협력 확대 방안 등의 현안을 뒤로 미룰 수밖에 없게 됐다.
반면 올랑드 대통령은 중국의 정권 교체 이후 서방 주요국 정상으로는 처음으로 중국을 공식 방문, 대중 외교경쟁에서 우위를 확보했다. 프랑스는 이번 방문에서 매년 양국 정상회담을 갖기로 합의하는가 하면 에어버스 60대를 수출하기로 하는 성과도 올렸다. 중국과의 연례 정상회담은 캐머런 총리가 집권 이후 역점을 뒀던 외교 과제다.
더글러스 알렉산더 노동당 예비내각 외무장관은 "과거 총리들도 달라이 라마를 만났지만 외교관계가 나빠지지는 않았다"며 "캐머런 내각이 대중 외교전략에 미숙한 모습을 드러내고 있다"고 꼬집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