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세월호 참사 관련 사과에 유족들이 "사과가 아니다"라고 언급한 데 대해 청와대 대변인이 "유감스럽고 안타깝다"는 입장을 밝혔다가 곧 "개인 의견이었다"고 해명하는 해프닝이 벌어졌다.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은 30일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난 29일 박 대통령이 국무회의에서 밝힌 사과 표시에 유족들이 미온적인 반응을 보인 것에 대해 이같이 답했다가 곧이어 "청와대의 공식 입장이 아니라 개인적으로 준비 없이 드린 답변"이라고 해명했다.
이에 앞서 세월호 침몰 사고 희생자 유가족들은 29일 안산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박 대통령의 국무회의 사과에 대해 "비공개 사과는 사과도 아니다"라며 다소 비판적인 입장을 보였다.
민 대변인은 이날 박 대통령의 추가 사과 여부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통령이 전날 사과를 한 마당에 대변인이 (대통령의) 다음 사과가 어떻게 될 것 같다고 언급하는 게 적절치 않다"고 말해 입방아에 올랐다.
민 대변인은 전날에는 "세월호 참사의 수습이 어느 정도 진행되고 재발 방지책이 마련되는 시점에 사과를 포함한 (박 대통령의) 대국민 입장 발표가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박 대통령이 담화 형식으로 별도의 대국민 사과를 하느냐 여부가 국민적 관심을 끌고 있는 상황에서 민 대변인의 브리핑이 오히려 혼란을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민 대변인은 이날 오후 다시 브리핑을 통해 "다음달 중순쯤 박 대통령이 세월호 참사에 대한 대국민 직접 사과와 함께 국가개조론 구상을 별도로 발표할 것이라는 얘기가 있는데 청와대가 그렇게 말한 적이 없다"고 밝혔다. 하지만 청와대와 새누리당 안팎에서는 민심을 되돌리고 공직사회 기강을 다잡기 위해서는 세월호 참사 사태가 수습되는 시점에 박 대통령이 담화 형식을 통해 국민들에게 사과의 뜻을 전하고 국가개조에 대한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이어 민 대변인은 "박 대통령이 29일 세월호 사고 희생자 정부 합동분향소를 찾아 조문했을 때 할머니 한 분과 대화하는 것을 두고 연출이 아니냐는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전혀 그렇지 않다"면서 "결코 연출이 아니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