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기업들이 오는 4월 소비세율 인상에 따른 소비절벽에 대비해 생산량 조절 등 대책마련에 부심하고 있다. 지금은 세율인상에 앞서 조금이라도 싼 값에 물건을 사두려는 수요 때문에 임시증산을 할 정도로 제품판매가 호조를 보이지만 소비세율이 오른 뒤에는 소비가 급속도로 위축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은 도요타자동차가 4월 이후 일일 국내 생산대수를 종전보다 10%가량 줄일 계획이라고 보도했다. 도요타는 2~3월에는 소비세율 인상 전에 차량을 미리 구입하려는 수요에 대비, 소형 하이브리드차 등 인기 차종을 증산해 1만4,000대를 확보할 계획이다. 하지만 세율이 오르는 4월 이후에는 소비위축이 불가피하다고 보고 생산대수를 1~3월 평균치나 지난해 같은 시기에 비해 10%가량 줄어든 1만2,000대로 맞추기로 했다. 이는 부품업체들이 수익을 낼 수 있는 마지노선이라고 신문은 설명했다.
증세를 앞두고 판매가 호조를 보이는 백색가전 부문도 마냥 웃을 수만은 없다. 일본전기공업회(JEMA)에 따르면 지난해 냉장고와 세탁기 등 백색가전의 일본 출하실적은 전년비 4.3% 늘어나 10년래 최대 규모를 기록했다. 실내 에어컨 판매대수는 지난 1972년 이후 최대치에 달했다. 올 들어서도 지속되는 판매증대로 도시바와 미쓰비시전기 등은 각각 1월 이후 냉장고 생산을 20% 늘렸으며 파나소닉은 최고급 기종 드럼세탁기를 30%가량 증산할 것으로 전망된다. 그러나 이는 세율인상에 판매가 크게 좌우되지 않는 고급 기종에 국한돼 있다고 신문은 전했다. 현지 업계에 따르면 소비세율이 3%에서 현행 5%로 오른 1997년 당시에는 세율인상 직전월에 백색가전 판매가 전년동월비 50%까지 늘었다가 그 반동으로 세율인상 직후 판매실적이 급감한 바 있다.
이 밖에 식품·생활용품 업계는 세율인상 이후에도 소비자가격을 묶어두기 위한 대응책으로 상품 수 절감을 계획하고 있다.
생필품 업체 라이온은 올해 신제품 수를 지난해 55개에서 주력품 위주의 30개로 줄이기로 했다. 또 다른 생활용품 업체 에스테는 앞으로 수년간 제품 수를 40%가량 줄이기로 했다.
으며 제과업체 메이지도 300품목 이상 내놓던 제품 수를 올 4월 시작되는 2014회계연도에 270개로 줄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