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운용사 배당주펀드 출시 줄잇는다

신영 등 기존 상품에 자금 몰리자 한투·KB운용 등 신규 펀드 선봬
대형주 편입 늘려 수익률도 관리


최경환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의 배당 확대 정책으로 하반기 들어 배당주 펀드로 자금이 대거 몰리자 마땅한 배당주 펀드가 없던 대형운용사들이 신규 상품 출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기존의 배당주펀드로는 2조원 넘게 커진 신영자산운용의 '신영밸류고배당'펀드를 상대할 수 없다고 보고 신규 상품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겠다는 계획이다.

1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이날 '한국투자배당리더펀드'를 출시하고 KB국민은행 전 지점에서 판매한다고 밝혔다.

'한국투자 배당리더 펀드'는 대형주·중형주 등에 구애받지 않고 배당 매력이 높은 종목에 선제적으로 투자하는 주식형 펀드다. 전문적인 리서치를 바탕으로 배당 여력이 높은 기업을 발굴하고 배당성향 증가나 실적개선 등의 이유로 중장기적 배당 매력이 높아지는 종목 위주로 투자한다. 대형주나 중형주 한쪽에 치우치지 않도록 포트폴리오를 구성하기 때문에 다양한 장세에 장기적으로 대응이 가능한 것이 장점이다. 이 펀드는 한투운용의 대표펀드인 '네비게이터펀드'를 운용하는 주식운용4팀에서 맡으며 민상균 차장이 운용을 담당한다. 보수는 A클래스의 경우 연1.464%(납입급액1.0% 이내 별도 선취), C클래스는 2.064%이다.

함정운 한투운용 채널영업본부 상무는 "정부의 배당확대 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배당주에 대한 시장의 재평가가 진행 중인데 장기 성과가 좋은 배당주를 선별하기 위해서는 좀 더 정교하게 잠재적 배당주를 선별해 투자해야 한다"며 "자산 축적, 노후 준비 등 장기 투자자에게 유용한 펀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KB자산운용도 'KB리서치고배당'펀드를 출시할 계획이다. 이 펀드는 KB자산운용의 주식운용본부 산하 리서치팀이 선정한 고배당 주식에 투자한다. 현금창출 능력이 우수해 배당을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지속가능 배당주, 지배구조 이슈로 배당정책을 강화할 것으로 보이는 배당 견인주 등을 적극 편입할 예정이다. 운용은 박찬우 리서치팀장이 맡는다. 리서치팀에서 펀드를 직접 운용하는 게 특징이다. 보수는 A클래스 기준 연 1.46%, C클래스는 2.06%다.

대형운용사들이 신규 배당주 펀드를 연달아 출시하는 것은 최근 배당주 펀드가 인기를 끌고 있지만 대부분 신영자산운용·베어링자산운용 등 특정 운용사의 펀드로만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한투운용의 경우 '셀렉트배당'펀드를, KB운용은 'KB배당포커스'펀드를 운용하고 있지만 워낙 시장의 관심이 신영과 베어링 펀드로만 쏠리다 보니 아예 신규 펀드를 론칭해 투자자들의 마음을 사로잡는다는 계획이다.

한 운용사 관계자는 "배당주 펀드에 대한 수요는 많은데 신영밸류고배당 펀드가 2조원 넘게 커지면서 추가로 자금을 넣기는 부담스러운 수준이 됐다"며 "이러한 대기 수요를 흡수하기 위해 대형 운용사들이 신규 배당주 펀드를 잇따라 출시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신규펀드 출시까지는 아니지만 다른 대형 운용사들도 배당주 펀드를 강화하는 데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자산운용이 운용하는 '삼성장기배당주'는 다른 배당주 펀드 대비 대형 배당주 비중을 높이면서 수익률을 관리하고 있다. 금융정보제공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배당주장기 펀드의 대형주 편입 비율(8월 중순 기준)은 87%로 신영밸류고배당(66%)보다 높다. 그동안에는 중소형 배당주의 선전이 돋보였지만 앞으로는 지배구조 개편 이슈, 대형주의 배당 성향 증가로 대형 배당주의 주가 상승 여력이 클 것이라는 게 삼성운용의 설명이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은 일찌감치 올해 초부터 '미래에셋배당프리미엄'펀드 마케팅에 힘쓰며 시장 점유율을 끌어올리는 데 주력했다. 배당주에 투자하면서 콜옵션 매도 기법을 병행하는 전략이 판매사 및 증권사 PB들한테 호평을 받으며 연초 이후 4,809억원이 순유입됐다. 미래에셋운용은 '배당프리미엄'펀드를 개인연금저축, 월지급식 형태로 추가 출시해 자금을 끌어모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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