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케아, 러시아 '반(反)동성애법' 우려해 잡지 발행 중단

인권침해 논란으로 전 세계적인 비판을 받아온 러시아의 ‘반(反)동성애법’에 세계 최대 가구업체 이케아가 결국 백기를 들었다.

이케아가 반동성애법 위반을 우려해 온라인 잡지 ‘이케아 패밀리 라이브’의 러시아판 웹사이트를 닫았다고 AFP 통신이 13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케아는 이날 성명을 내고 “우리는 사업을 할 때 해당국 법률을 준수한다”며 “러시아에서 잡지 발행을 중단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또 잡지가 “성별이나 성적 취향에 관계없이 다양한 삶의 모습을 담고 있다”며 “일부 내용이 (동성애를) 선전한다고 평가될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한다”고 전했다.

잡지는 이케아 구매자의 생활 모습을 사진과 함께 소개하며 그들이 사용하는 이케아 제품을 보여주는 일종의 홍보물로 현재 25개국에서 발행 중이다.

잡지에 소개되는 이케아 구매자 중에는 동성애자가 포함될 수 있기 때문에 러시아 반동성애법을 위반할 소지가 있다는 것이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2013년 서명한 반동성애법은 미성년자에게 동성애에 대한 정보를 알리는 것을 처벌하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러시아 정부는 이 법에 근거해 동성애 권리옹호 시위 등을 막고 있으며 이에 각국 인권단체, 유명인사들이 이 법을 공개적으로 비난하고 있다.

이케아는 반동성애법이 발효한 2013년에도 해당 잡지 러시아판에 실린 동성애 커플에 관한 기사를 다른 기사로 교체해 비판을 받았다.

그러나 이날 이케아 측은 이 법과 관련해 러시아 당국으로부터 공식 경고를 받은 적은 없다고 밝혔다.

반동성애법을 위반할 경우 이케아는 벌금 100만 루블(약 1,841만원) 혹은 영업정지 90일 조치를 받을 수 있다고 AFP는 전했다.

/디지털미디어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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