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패 혐의로 체포된 저우융칸 전 중국 공산당 상무위원 겸 중앙정법위 서기의 기밀누설이 북한에서 장성택 전 노동당 행정부장이 처형되는 빌미가 됐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23일 미국에 서버를 둔 중화권 매체 보쉰 등은 지난 2012년 8월 베이징을 방문한 장성택과 후진타오 당시 중국 국가주석 간 밀담내용을 저우융캉이 북한에 누설했다는 설이 홍콩에서 퍼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미국에서 발행되는 중국어 신문인 다지위안은 저우융캉이 체포 직전 북한으로 망명을 시도했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들 매체에 따르면 저우융캉은 장성택이 후 전 주석에게 북한 최고지도자가 김정은에서 김정일의 장남인 김정남으로 교체될 가능성을 언급했다고 북한 측에 누설했다. 장성택의 발언 내용이 저우융캉을 통해 북한에 전해지면서 2013년 12월 장성택이 전격 체포돼 처형되고 북한 내 친중파들이 전멸하면서 북중관계가 냉랭해졌다고 보쉰은 전했다. 당시 밀담에서 후 전 주석은 장성택의 발언에 대해 애매한 태도를 보이며 확실한 의사표시를 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1시간가량 진행된 장성택과 후 전 주석의 회담에는 중국 측 통역 한 명만 배석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밀담 내용이 누설된 구체적인 경위는 밝혀지지 않았다.
한편 지난해 12월 저우융캉이 기밀누설과 거액의 뇌물 수수로 체포되자 외신들은 저우융캉이 누설한 기밀에 주목했다. 뇌물 수수와 달리 기밀누설은 중국에서 사형도 가능한 범죄이기 때문이다. 당시 BBC는 저우융캉이 북한이나 일본과 관련된 외교나 국방 관련 기밀을 누설했을 가능성이 크다고 전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