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에버랜드의 상장으로 가장 큰 수혜를 입는 것은 단연 이건희 삼성 회장 일가다. 증권가에서는 이 회장 일가의 보유지분 가치가 2조원이 넘을 것으로 전망한다.

이로써 이 회장 일가는 지난달 상장 계획을 발표한 삼성SDS와 계열사 지분매각 등을 더해 최대 5조원이 넘는 현금을 손에 쥘 수 있는 길이 열렸다. 3일 재벌닷컴과 금융투자 업계에 따르면 이 회장 일가가 보유한 삼성에버랜드의 지분가치는 상장 이후 2조724억원에 달할 것으로 분석된다.

현재 이 회장은 삼성에버랜드 지분 3.72%(9만3,068주)를 갖고 있으며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은 25.1%(62만7,390주), 장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과 차녀 이서현 삼성에버랜드 사장은 각각 8.37%(20만9,129주)를 보유하고 있다. 2대주주인 KCC가 지난 2011년 삼성카드로부터 삼성에버랜드 지분을 매입할 당시 주당 가격인 182만원을 적용하면 최대주주인 이 부회장의 지분가치는 무려 1조1,418억원에 달한다. 이 회장의 지분가치는 1,694억원으로 추산되며 이부진·이서현 사장은 각각 3,806억원씩이 된다. 이 회장 일가는 여기에 삼성SDS 상장과 삼성자산운용 지분매각 등에 따른 현금유입 효과를 더하면 총 5조1,609억원의 현금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한편 삼성SDS와 삼성에버랜드의 잇따른 상장 발표는 이 회장 일가의 편법승계 논란에 다시 불을 지필 가능성도 제기된다. 이 부회장은 1996년 삼성 계열사들이 자발적으로 실권한 삼성에버랜드의 전환사채(CB)를 주당 7,700원, 총 48억3,000만원에 사들여 CB 헐값 발행 논란에 휩싸인 바 있다. 이를 현재의 지분가치와 비교하면 이 부회장은 무려 약 260배가 넘는 투자수익률을 올리게 되는 셈이다. 당시 이 부회장과 함께 삼성에버랜드 CB를 각각 16억1,000만원씩 주고 산 이부진·이서현 사장의 지분가치도 상장 이후 4,000억원 이상으로 뛰어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김현상기자